어제는 아침에 일어나 참치김치찌깨를 끓여 아이들 아침밥을 먹였다.
사무실로 나가 지역에 있는 학교와 이야기 나눈 사업계획서를 쓰고 이메일을 보냈다.
요청받은 강의를 더 잘하기 위해 선배님 한 분을 섭외했다.
우리가 맡고 있는 일의 주무부서 공무원분들이 마련하신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막내 하교 시간에 맞추어 집으로 돌아왔다.
막내와 막내 친구에게 간식을 해주고 빨래를 하고 보고서를 썼다.
청소를 하고 아이들과 저녁밥을 먹었다.
평범한 하루였던 어제는 결혼기념일이었다.
우리는 사랑했고 떨리는 마음을 안고 결혼을 했다.
12월 추운 계절에 따뜻한 마음으로 결혼을 했다.
남편이 있었다면 외식을 하고 케이크를 먹었으리라.
여행을 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혼자서는 기념하기 어려운 날.
쓸쓸하다 속으로 생각하다가 딸들에게 세일하는 찻잔과 찻주전자를 사달라고 말했다.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선물을 해줘 하고.
남편이 하늘로 가고 처음 찾아온 결혼기념일.
아무 날도 아니면 아무 날도 아니게 되는 날.
하늘에서 기억해주었을까?
당신의 아내로 살아온 내 삶에 대해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남편이 너무 일찍 가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들리지 않는 일상이 가장 중요한 삶의 기본일 텐데 일상을 잘 살아내 볼게 남편에게 약속을 또 해본다.
내년 결혼기념일에는 아이들과 여행이라도 가야겠다.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에 넋두리처럼 끄적끄적.
어제가, 결혼기념일이 시간에 쓸려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