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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 록 Apr 30. 2017

마르쉐@성수 소풍

성수와도 잘 어울리는 마르쉐@

지난 주말, 애정하는 마르쉐@성수에 서포터즈로 참가하여 설거지를 하였다.

지난 2월 삼청동 마르쉐@을 제외하고는 마르쉐@은 혜화에서 주로 열렸다. 성수에서도 정기적으로 열리지만 성수 마르쉐@에 처음 참여하는 나는 낯설었다. 언더스탠드 에비뉴는 가끔 방문하였는데 마르쉐@와도 꽤나 잘 어울렸다. 주말 이른 아침의 언더스탠드 애비뉴는 조용했다.

고요한 공간에서 우리들은 준비로 분주했다. 텅 비어있는 칠판에 가현이와 함께 글씨를 채워나갔다. 역시 보는 것과 해보는 것은 달랐다. 강한 햇빛 아래에서 글씨 쓰는 것이 뭐라고!

쓰고 나니 엄청나게 뿌듯했다. 내가 쓴 글을 보고 사람들이 정보를 얻는다니 쓴 보람이 있어.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는 마르쉐 타임!

참가팀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으로 원래는 이때 시민분들은 구매가 불가능하고 봉사자들은 구경할 시간이 부족해서 구매를 했었는데, 공평하게 하기 위해 이번부터 모든 구매 활동은 금지되었다.





이 날 생일이었던 민재, 생일 축하해!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모든 떡을 다 먹어보고 싶은 느린 부엌, 수수부꾸미를 즉석에서 만들어 주신다. 뜨끈뜨끈. 안 먹을 수가 없다.

점점 사람들이 몰려온다. 성수에는 혜화와 다르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좋다.

밤 아저씨가 좋다. 밤이 좋아서 더 좋다. 이 날 아저씨가 한 말이 생각난다.

"사람은 견뎌야지 강해져. 밤도 힘들고 거친 바람을 견뎌냈기에 맛있는 거야. 사람도 고난을 견뎌내야 생명력이 생겨."

까망돼지는 돼지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게도 눈이 휘둥그레 해지는 맛.

이 날 우연한 만남이 두 번이나 있었는데, 첫 만남은 뚝섬에 살고 있는 은정이었다. 은정이는 동네 마실을 나와 우연히 언더스탠드 에비뉴에 잠시 친구를 만나러 왔는데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나와 함께 구경을 했는데 내가 추천하는 말마햄, 준혁이네 채소, 소시지 등등 한가득 장을 보고 떠났다. 그 뒤로도 나는 말마햄을 홍보하였고 정작 나는 사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에는 현금을 꼭 지참해야겠다. 

엄마가 탐내는 은곡 도마. 

준혁이네 채소는 새롭고 싱싱하다. 겨자채, 적양배추, 뿌리에 조그마하게 달린 당근!

치즈를 너무나 사랑하는 나는 지나치지 못하고 돈을 빌려서 라끌렛을 구입했다. 크림치즈를 구입하지 않은 이유는 너무 맛있어서 한 번에 다 먹을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향긋한 꽃냄새가 날 유혹했다. 킁킁.


저녁이 있는 삶, 착한 소비, 동행.

모두 내가 추구하는 가치.


돌아다니면서 야금야금 사 먹은 간식들과 식사!

두 번째 우연한 만남, 도로시.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대표직?을 맡으셨던 도로시. 도로시가 나와 예슬이를 알아보았다. 우리는 너무 반가웠지만 사진 앞에서는 "립스틱 바를 걸..."

은정이의 친구가 길트 프리 사장님이었다니! 

복숭아 파이를 기대했지만 만들기가 까다로워서 혜화에서만 파 신다고 한다. 혜화 장터에서 무조건 구입해야지.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장터는 또 달랐다. 꽃을 든 아름다운 여인, 찰칵!

이 날은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를 하면서 음식물을 싹싹 버려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매우 크게 들었지만 전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설거지를 하는 데 사용하는 물이 더 아까운 것 아닐까라는 나의 조그마한 생각은 이미 충분한 고민을 거친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물을 재활용하는 것이 일회용 그릇을 재활용하는 것보다 에너지가 덜 든다고 한다. 퐁퐁도 친환경으로 사용하고, 마르쉐@에서는 참 많은 노력을 한다. 

참가팀끼리, 우리끼리 마무리를 하였다.

뿌듯한 토요일을 선물해준 마르쉐@와 가치를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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