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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슈루의 스타트-업
by 진슈루 Jun 04. 2018

중국이 싫은데 좋다

중국에서 살면서

중국 광저우에서 2개월 동안 짧은 어학연수를 마치고 남경(난징)에서 어학연수를 다시 시작하며 총 5개월째 사는 중이다. 여행으로 오고 갔던 중국과 생활하는 중국은 조금 다르다.


남경(난징)에 도착하자마자 기숙사를 보고 상해로 줄행랑쳤던 날이 지나고 다시 돌아온 기숙사에서 잠을 잔 날을 잊을 수 없다. 기숙사에서 첫날밤, 눈물을 펑펑 쏟으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서럽고 속상해서도 있지만 정말 너무 춥고 냄새나서 눈물이 나왔다. 피곤해 죽겠는데 이런 곳에서 잠도 안 들다니 힘들어서 눈물이 났다. 종종 들리곤 했던 타지에서 울면서 잔다는 이야기의 당사자가 될 줄이야. 살짝 신기했다. 그렇게 나름 적응하겠지 했던 기숙사는 3개월을 꼬박 채워 살고 있는 지금까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중국이 싫은 이유 두 가지
사람, 환경
기숙사
담배 피우는 사람들
길거리에서 배려 없는 사람들
너무 많은 사람들


기숙사는 단연 중국이 싫은 이유 중에 하나이다.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할 때 잠깐 기숙사에 산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 비싼 비용에 비해서 기숙사가 좁고 공용 냉장고를 쓴다고 불평을 했었는데 거기는 여기에 비하면 6성급 호텔이었다. 지금 기숙사도 나름 다른 학교보다 좋다고 선택하였는데 매일 조금씩 외면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너무 자세하게 쓰면 더러워서 쓸 수가 없다. 물론 비싼 집에 살면 깔끔하고 좋겠지만 여기서 만난 지인 분은 비싼 거주지에서 자꾸만 벌레가 나온다고 했다. 습하고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 것 같다.


싫은 이유 중 사람들. 중국에 오기 전까지 오히려 중국인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 어쩌면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에 따라 다르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렴 문화는 있었다. 중국에서는 길거리에서는 물론이고 고급 식당이 아니면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10년 전에는 식당에서 담배를 피우곤 했다. 닭갈비를 먹으며 담배 피우는 아저씨한테 당돌하게 담배 냄새 맡기가 힘들다고 말하자 내 얼굴에 담배 연기를 뿜던 아저씨가 생각났다. 지금 한국에서 실내에서 담배 피우면 벌금이 가해진다. 이렇게 한국 문화는 법적인 조치를 취해가며 변해갔다. 담배 냄새를 겨우 피하나 싶었더니 중국에 와서 공기처럼 마시고 있다. 택시에 타도 담배를 피우는 기사님을 종종 만날 수 있는데 그분들은 담배를 그냥 창 밖으로 날려 버리시고 가래침을 바깥에 뱉기도 한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뒷좌석으로 날아올까 불안해서 재빨리 닫는다. 길에서도 마찬가지다. 가래침 뱉기와 담배 아무 곳에나 버리기는 눈 뜨고 걷다 보면 볼 수 있다.

치과에서 5시간과 6시간은 당연하게 지루하고 통증은 계속 되었다.

지옥철이라는 단어까지 있는 서울에서 살아서 사람 많은 건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익숙해졌다고 둔감 해진 건 아니었다. 주말에 중심지에 있는 식당에 가면 100명이 기다리고 있을 때도 있고 은행은 시간을 많이 확보해두고 느긋하게 가야 한다. 지하철을 타려고 길게 줄을 서야 할 때도 있다. 그때마다 중국인이 정말 많구나 새삼 느낀다. 제일 뼈저리게 느꼈을 때는 병원에 갔을 때다. 한국에서 치료를 했는데도 자꾸 고름이 나서 중국 치과에 두 번이나 방문했는데 한 번은 5시간을 두 번째는 6시간을 꼬박 기다렸다. 예약은 물론 안되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사람들은 먼저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외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먼저 가기 위해 빨간불에 건너는 사람들, 초록불에도 쌩하고 지나가는 자동차, 사람이 있어도 빠르게 다가오는 전동차와 자전거, 새치기를 아무런 눈치 없이 하는 사람들, 다소 세게 치고 가도 아무 말없는 사람들은 가끔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게 하거나 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는 법이다.

중국이 좋은 이유 두 가지
사람, 환경
비교적 저렴한 물가
편리한 어플 사용
친절한 사람들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음식점에 가기 힘들다면 배달을 시키면 된다. 웬만한 음식점에서는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이는 여러 어플을 통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요리를 해 먹겠다는 야심 찬 계획과는 달리 나는 매일 배달(와이 마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고 쿠폰도 자주 발행해서 아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제 먹은 죽은 원인오를 할인을 받아서 600원에 먹었다. 음식 배달만 가능한 게 아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알려진 타오바오(중국 전자상거래 서비스)는 클릭만 하면 이것저것 살 수 있다. 결제도 위챗 페이와 알리페이(쯜푸바오)를 이용하면 지문 인식에 힘을 입어 아주 간편하게 텅 빈 통장을 가질 수 있다. 중국에서는 지갑은 놔두고 다녀도 핸드폰은 꼭 가지고 다녀야 한다.

오늘 점심에 시킨 배달 음식은 점심 시간에 가면 긴 줄을 기다려야한다. +34.5원 중 31원을 할인받아 배달한 죽.


비오는 날 편하게 이용한 디디와 무료로 탄 디디, 오예!

택시를 자주 이용했던 광저우와 달리 남경에 오면서 디디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지하철이 500원도 안 하는데 왜 굳이 디디를 탈까 싶었는데 디디가 더 저렴할 때가 있다. 디디는 승객과 차량을 이어주는 공유 서비스 중 하나인데 디디콰이처, 씨트립 용차, 디디추씽 등 여러 회사가 있다. 쿠폰 발생이 역시 잘 이루어져서 가끔 1위안(약 170원)으로 이용하는 횡재를 할 수 있다. 어제는 처음으로 0원에 이용해서 기분이 좋았다. 디디의 장점은 GPS가 정확해서 말을 하지 않아도 내 앞으로 오고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정확하게 내려준다는 점이다. 유창하지 않은 중국어 때문에 택시를 타면 손해 볼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앱에 나타난 지도를 보면서 가면 기사님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고 돌아가도 처음 제시된 금액이 있기 때문에 큰 손해를 입지 않는다. 남경에 처음 도착하고 상해로 떠난 날 택시 기사님이 다른 호텔에 내려주면서 나름 큰 택시비를 손해 본 일이 있어서 이제는 택시보다 디디를 이용한다.


어플을 이용해 주문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간식.

어플을 이용하면서 자주 언급한 말이 '쿠폰으로 할인'이었다. 그만큼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거나 이용을 할 때면 금액으로 보상을 해준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쇼핑은 일절 하지 않고 책도 꼭 서점에서 구입했던 나로서는 중국에 와도 그럴 줄 알았다. 지금은 집에서 나가기 전에 디디를 부르고 핸드폰으로 결제하고 과일이나 채소도 핸드폰으로 주문한다.

하나에 1원짜리 빵을 아침으로! 한국에서 3600원인 매그넘 아이스크림을 반 값으로!

어플 이용으로도 저렴한 물가를 실감하고 있는데 어플을 이용하지 않아도 중국 물가는 아직까지는 비교적 저렴하다. 물론 여기도 비싸면 매우 비싸게 살 수 있을 만큼 비싸지만. 어느 날 갑자기 유럽에서 아침에 빵을 사면서 1유로 밖에 안 한다고 엄청 신나 하던 내가 떠올랐다. 단돈 1유로의 행복이라면서 점점 많이 집었지만 빵을 하나만 구입하면 1유로였다. 그런데 중국에서 중국 전통 빵을 아침에 구입하면 개당 1위안이다. 1유로는 1250원(당시 1400원)이고 1위안은 170원이다. 정말 놀라웠다. 생활 용품이나 해외 물품은 중국이 더 비싼 것이 있는데 먹는 건 아무래도 저렴하다.

요근래 빠져서 타오바오로 바로 주문한 누룽지 튀김

어제는 요즘 마라탕에 빠지면서 함께 빠져버린 누룽지 튀김(锅巴)을 바로 주문했다. 식당에서 주문하면 2위안인데 이렇게 주문하면 봉지당 0.8위안 정도로 반 값이지만 두 배로 먹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 밖에도 친절하게 대해주는 중국인들과 영화관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녹화까지 하는 중국인, 합석해서 먹는 것에 거리낌 없는 식당 문화 등 중국에 와서 보니 신기하고 새로운 점이 많다. 중국에서 아직 반년도 안 살았지만 중국이 참 싫다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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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숨쉬며 살기 위해 좋아하는 걸 하고 있습니다. 글쓰고 요가하고 여행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적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게 많이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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