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책이 나왔어요. 시골에서 의료협동조합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담으려 시작한 일인데 문외한이라 글을 쓰는 일이 쉽지 않았어요. 브런치에 들어와서 작가님들 글쓰는 걸 보면 어찌나 잘들 쓰시는지 부럽기만 하고..
브런치 책 공모도 떨어졌지만 다른 큰 출판사에서도 책을 받아주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제가 생각하기엔 엄청 소중한 책인데..^^ 안성의료협동조합이 우리나라 최초로 생겼고 여기서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다른 협동조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협동조합에 대해 이론서는 많지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은 거의 없거든요. 이렇게 정답고 따스하게 말이지요^^
그러던 중 누가 그물코 출판사를 소개해 주었어요. 연락을 해봤지요. 글을 썩 잘 쓴 건 아니어서 좀 고민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이 책의 가치를 저보다 잘 아는 분들이었어요. 책을 내주기로 결정을 했지요. 편집장님께서 글의 문맥을 꼼꼼히 봐주는 과정이 몇달이 걸렸어요. 제목을 정하는 데도 한 달, 딸래미가 그려주는 표지디자인도 거의 한 달이 걸렸지요. 천천히 하는 과정이 김치가 푸욱 익는 과정 같아 나쁘지 않았어요.
출판사 사장님과 편집장님은 자본주의 논리로 운영하는 출판사를 하기 싫어 서울에서 하다가 홍성으로 이사를 가서 지역출판사를 하고 계셨지요. 책이 거의 되어갈 때쯤 안성에 오셔서 의료협동조합도 둘러보고 새건물 짓는 공사 현장에도 가보며 함께 기뻐하시더라구요. 어떤 출판사가 이렇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책을 내주겠나 싶었어요.
올해 1월부터 작업을 시작하여 8월 30일 자로 책이 세상에 나왔어요. 그런데 막상 책이 나올 때가 되니 어찌나 긴장이 되는지 책 괜히 썼다 싶더라구요. 그런데 나오고 보니 대박이 날 조짐은 전혀 없어 다행이다 싶기도 해요. 너무 노출이 되어버리는 것도 부담이쟎아요. 그물코 출판사에 미안하지 않을 정도만 팔리면 좋겠다 생각해요.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책을 읽은 사람들 반응이 '따스하다' '술술 읽힌다' 두가지가 주류인 것 같아요. 이 정도면 성공이다 생각해요. 원래 그게 목표였거든요. 부담없이 접하고 소장 가치는 없으니 쉽게 주변사람한테 권할 수 있는 책. 글을 정말 잘 쓴다는 반응은 없지만 저는 만족해요. 그래더 좀더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의대생들이 읽고 협동조합의사를 자원해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