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노력

by 정안

몇 년 전까지는 ‘긍정적인 아우라’가 있는 사람이 되고자 부단히 애를 썼던 것 같다.

좀 더 좋은 사람, 좋은 가족, 내 분야에서 좀 더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좋은 글을 읽고, 나만의 생각과 표현을 찾아 고민하고 써보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매일의 운동, 걸음걸이 하나까지도 ‘긍정적인 아우라’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노력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누구보다 나 스스로에게 잘 보이고 싶고 만족감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 되어 스스로 노력하는 생활을 했던 것 같다. 나에게 내가 잘 보이고 싶은 마음.


요즈음의 나.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는커녕 거울도 제대로 안보는 생활을 몇 년째하고 있다.

화장실에 조명도 나간 지 오래고, 얼굴에 바르는 스킨하나 없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노력해도 나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나를 똑바로 보지 않는 게 원인인 것 같다.


요즘 내 마음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내 할 일을 어서 하고 어서 쉬고 싶은 마음이다. 내 아이가 아무 말없이 흐느낄 때면, 나와 한 몸이었던 이 아이에게 내 마음을 들킨 건 아닐까 가슴이 내려앉는다. 그럴 때면 나의 그런 마음이 좋은 마음이 아니란 걸 현실적으로 자각한다. 요즘 부쩍 아무 말없이 오랫동안 자주 우는 아이. 나도 잘 안 보는 내 얼굴을 가장 많이 보는 내 아이에게 건강하지 않은 내 민낯과 마음을 들킨 걸까. 내가 삼키고 숨겨둔 눈물이 내 아이에게서 흐르는 것 같다.


뜨끔하는 걸 보면, 내 아이에게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 스스로도 좀 더 근사한 나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에게, 나와 한 몸이었던 내 아이에게, 그런 나를 조금씩 더 자주 만나게 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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