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보려고 한 일들인데,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가족들은 조금 더 나아지길 바란 건데. 어쩌다 보니 나도 힘들어지고 가족들도 힘들어지기는 마찬가지인 그런 일들이 있다. 일어난 일들은 어쩔 수 없고, 지금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불안, 걱정, 피곤이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손잡으며 가까이 다가오는 만큼 희망, 믿음을 중얼거려 본다.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내가 나를 믿고, 매일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면 된다 는 회로를 돌려본다. 버퍼링은 필수 옵션처럼 내 시간을 잡아먹곤 한다. 빙글빙글 돌다가 뻗어버리지 않길 바라며 버퍼링에 걸린 내 마음을 읽어본다.
멍한 백지처럼 두서없는 마음이다. 할 일은 많은데 손에 잡히는 것도 없고 집중도 잘 되지 않는다. 숨이 고르지 않다. 의식적으로 심호흡을 한다. 내 삶의 우선순위를 정리해서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라고 쓰고 싶은데, 그렇게 해나가고 싶지만 잘 되지 않아 답답하다.라고 쓰는 게 지금 내 마음에 가깝다. 어찌 매일 먹고 자고 살고는 있지만 내일 급한불만 겨우 끄며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는 기분이다. 답답하다. 답답하다는 마음이 들면 무표정이거나 어둠이 내려앉은 듯한 경직된 내 얼굴 근육이 느껴진다. 일부러 눈에 힘을 주고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려본다.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의 얼굴에 과학의 힘을 빌려 입꼬리를 올려놓았더니 우울감이 감소했다는 내용을 어디선가 본 것도 같고.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하면 된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적어도 내 아이에게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할 일을 해내는 엄마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워딩을 쓰고 있으니 어쩐지 울컥하는 마음과 약간의 의욕도 생긴다.
'언젠가' 바라는 내 모습, 내 삶. 아득하기만 하고 먼 일 같아서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생각하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오늘은 그런 그림을 머릿속으로라도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인다. 나이에 어울리는 건강, 비참하지 않을 정도의 경제력, 지옥 같지 않은 마음을 누릴 수 있는 생활과 관계들.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을 상태. 그러려면 지금부터 건강도 관리해야 하고, 경제적인 부분도 지치지 않고 관리해야 한다. 일은 꾸준히 해야 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 재미있는 구석이 있는 일을 계속 찾고 움직여야지. 어떤 일이든 내가 예쁘게 자세히 보면 근사한 구석이 있다. 누구도 나 대신 내 삶을 살아 줄 수 없고, 내가 살아야 하고, 내가 나를 도와야 한다. 나를 믿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