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성공했어!

성공의 의미?!

by 리앤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성취의 기술] 안윤식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 Ralph Waldo Emerson은 성공이 무엇인가, 에 이렇게 정의했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나에게 성공은 뭘까. 성취의 기술에서 눈에 딱 들어오는 말은 거두절미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것! 게다가 나는 아이 때문에 자주 웃지 않던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도 식별할 나이가 되었고, 다른 이의 좋은 점을 많이 찾아내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성공 맞다.


위에서 언급된 성공이 진정한 성공이라면, 우리 모두는 거의 성공한 사람들이기는 하다. 성공이 커다란 실천과 결과에 있지 않다는 거니까.


그런데 어느 날 아는 분이 지나가는 말로 그랬다. "아니 놀면서 있으니 그래도 낫지." 놀면서 애를 보니 그래도 낫다는 건가. 갑자기 헷갈려지면서 그 사람의 직업이 매우 특출 나고 고귀하게 느껴져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운전하고 돌아오며 내내 기분은 찝찝했지만,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누구든 생각에 대한 자유가 있는데 그걸 잣대 삼아 남을 평가하는 건 나의 문제가 정말 아니었다. 나는 안윤식과 랄프의 성공 쪽을 택하련다. 아이 낳은 게 유세냐? 하겠지만, 죄송한데 유세다. 적어도 나에게는.


내가 애를 낳고 며칠 안 돼서 남편이 말했다.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이 우리 샛별(샛별 육아라 그렇게 지칭하겠다)이 낳은 거지?"


들을 때는 이게 그리 기분 좋지는 않았다. 곱씹어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다. 내가 잘한 일이 별로 없어서가 아니라 한 생명을 뱃속에 40주를 품고 또 낳아 기른다는 것보다 세상에서 중요한 일은 없을 테니까.


하지만 성공은 했다고 끝나지 않는다. 그걸 유지시켜야 한다. 성공보다 어려운 게 그걸 유지시키는 거다. 모든 엄마들은 그걸 해내가고 있다.


"품 안에 자식이지. 커봐. 혼자 다 큰 줄 알아."


나도 내가 다 큰 줄 알았다. 이런 소리가 뜨끔해지기는 하지만, 내리사랑이다 보니 그냥 모른 척해버린다.


품 안에 자식

[속담] 자식이 어렸을 때는 부모의 뜻을 따르지만 자라서는 제 뜻대로 행동하려 함을 이르는 말.


-----박완서소설어사전


그런데 다르게 보면 그 말이 그리 틀린 말 같아 보이지 않는다. 자랐으니 제 뜻대로 행동해야 하는 거지 그걸 일일이 부모한테 묻고 행한다면, 더 징그러울 것 같다.

이 말이야 옛날 속담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요즘은 시대가 좀 달라졌다. 성공을 유지시키려면 이 아이가 세상에 나가 스스로 택한 것에 책임을 지며 그 안에서 행복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부모로 인해 세상에 나왔음을 감사하면서.


그래서 나는 그 성공을 좀 잘해 보고 싶어 졌다.


아이는 이제 말을 시작한 지 반 년정도 되었다. 이것도 장담할 수 없는 게, 크면 나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아이를 위한다고 하면서 내 주장이 더 강해지지나 않을지.

이제 3년 키우고 마치 20년 키운 사람처럼 말을 했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 나는 내 품 안에 있는 자식을 좀 더 잘 안아주며 쓰다듬고 가보려고 한다.


이미 아이를 다 키운 사람에게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모두 지금보다 더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아쉬운 게 많다는 뜻이다.

늘 다 해줘도 아쉬운 게 자식이라지만, 나는 그들의 못다 한 이룸을 적어도 지금 이룰 수는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게 늦게 시작한 육아의 장점이라고 스스로 머리를 쓰다듬는다. 늦둥이 본 사람 치고 아이 안 예뻐라 하는 사람 못 봤다. 그만큼 아이에게 의미를 가진다는 뜻 아닐까.


그렇다고 아이를 낳았다고 세상 다 끝난 듯 성공한 건 아니다. 아이를 사람 만들어서 사회에 또 잘 보내는 게 우리의 몫이기도 하니까.


그래도 어쨌든 아이 하나 낳고 반은 성공했다. 아이가 어리니 '성공했다'는 그 말을 좀 오래 써먹으련다.


엄마, 이만하면 나 성공한 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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