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정원으로 리부트하기
우리는 마틸다와 함께 배움의 힘을 믿었고, 제인 에어와 함께 자존과 자유를 지켜냈으며, 올리브 키터리지와 함께 나이 들어도 빛나는 삶의 지혜를 배웠다. 그리고 이제, 나만의 정원에서 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피워낼 차례다. 나의 시크릿가든은 멀리 있지 않았다. 조심스레 그 문을 열어, 나만의 꽃을 피워낼 시간이다.
정원은 마음과 닮아 있다. “정원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있다.” 『시크릿 가든』 속 그 문장처럼, 우리의 마음도 누구나 드나들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그곳은 오직 내가 가꾸어야 할 자리다. 다만 정원이 살아 숨 쉬려면 바람과 비, 햇살과 새소리, 때로는 심술궂은 바람까지도 필요하다. 기쁨과 슬픔, 고독과 사랑이 뒤섞여야 정원은 온전해진다.
예전의 나는 나를 바라보지 못한 채, 늘 바깥 풍경에만 눈이 머물렀다. 손질된 장미넝쿨과 가지런한 나무들, 비에 젖은 풀밭….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내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주지 못했다. 그러다 덜컥 엄마가 되었고, “나는 누구지?”라는 물음 앞에 서게 되었다. 답은 쉽지 않았다. 찾으려 할수록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때부터 마흔의 사춘기를 겪듯, 내 안을 더듬으며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그 여정에서 만난 것이 고전이었다.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을 마주했고, 『위대한 개츠비』와 『제인 에어』, 『작은 아씨들』, 『폭풍의 언덕』 속에서는 인간의 욕망과 꿈, 절망과 희망을 들여다보았다. 책 속 인물들은 때로는 내 거울처럼, 때로는 나를 이끄는 손길처럼 다가왔다. 나는 어떤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적어도 내 이야기만큼은 불행한 결말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엄마이면서도 여전히 ‘나’로 서기 위해, 나는 조금씩 정원의 흙을 고르고 씨앗을 심었다. 책 속 인물들이 보여준 용기와 고뇌가 내 마음의 비료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내 안의 정원은 서서히 색을 되찾았다. 보라빛 라벤더가 바람에 흔들리고, 작은 새싹들이 고개를 들며, 햇살이 스며드는 자리. 이제 그곳은 더 이상 허한 공간이 아니라, 나를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삶의 중심이 되었다.
나의 시크릿가든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 다만 오래된 문을 열 용기가 필요했을 뿐이다. 이제 그 안에서 매일 조금씩 새로운 꽃을 피워낼 것이다. 정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다만 열쇠는 오직 자신만이 쥐고 있을 뿐.
그리고 이제, 당신의 차례다. 당신의 시크릿가든은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