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나의 시크릿가든

나만의 정원으로 리부트하기

by 리앤

우리는 마틸다와 함께 배움의 힘을 믿었고, 제인 에어와 함께 자존과 자유를 지켜냈으며, 올리브 키터리지와 함께 나이 들어도 빛나는 삶의 지혜를 배웠다. 그리고 이제, 나만의 정원에서 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피워낼 차례다. 나의 시크릿가든은 멀리 있지 않았다. 조심스레 그 문을 열어, 나만의 꽃을 피워낼 시간이다.


정원은 마음과 닮아 있다. “정원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있다.” 『시크릿 가든』 속 그 문장처럼, 우리의 마음도 누구나 드나들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그곳은 오직 내가 가꾸어야 할 자리다. 다만 정원이 살아 숨 쉬려면 바람과 비, 햇살과 새소리, 때로는 심술궂은 바람까지도 필요하다. 기쁨과 슬픔, 고독과 사랑이 뒤섞여야 정원은 온전해진다.


예전의 나는 나를 바라보지 못한 채, 늘 바깥 풍경에만 눈이 머물렀다. 손질된 장미넝쿨과 가지런한 나무들, 비에 젖은 풀밭….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내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주지 못했다. 그러다 덜컥 엄마가 되었고, “나는 누구지?”라는 물음 앞에 서게 되었다. 답은 쉽지 않았다. 찾으려 할수록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때부터 마흔의 사춘기를 겪듯, 내 안을 더듬으며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그 여정에서 만난 것이 고전이었다.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을 마주했고, 『위대한 개츠비』와 『제인 에어』, 『작은 아씨들』, 『폭풍의 언덕』 속에서는 인간의 욕망과 꿈, 절망과 희망을 들여다보았다. 책 속 인물들은 때로는 내 거울처럼, 때로는 나를 이끄는 손길처럼 다가왔다. 나는 어떤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적어도 내 이야기만큼은 불행한 결말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엄마이면서도 여전히 ‘나’로 서기 위해, 나는 조금씩 정원의 흙을 고르고 씨앗을 심었다. 책 속 인물들이 보여준 용기와 고뇌가 내 마음의 비료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내 안의 정원은 서서히 색을 되찾았다. 보라빛 라벤더가 바람에 흔들리고, 작은 새싹들이 고개를 들며, 햇살이 스며드는 자리. 이제 그곳은 더 이상 허한 공간이 아니라, 나를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삶의 중심이 되었다.


나의 시크릿가든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 다만 오래된 문을 열 용기가 필요했을 뿐이다. 이제 그 안에서 매일 조금씩 새로운 꽃을 피워낼 것이다. 정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다만 열쇠는 오직 자신만이 쥐고 있을 뿐.


그리고 이제, 당신의 차례다. 당신의 시크릿가든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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