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강-1> 문장의 내적 패러프레이징
따라서 해설지를 봐도 영어 지문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라는 수능 영어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말이다.
해설지를 보고 '한글'로 영어를 이해하여 '문맥'을 보지 않기 때문에 이해가 어려운 것이다.
영어는 영어로 이해하여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At every step in our journey through life / we encounter junctions / with many different pathways leading into the distance. [2023학년도 수능 20번]
-> 일단 문장을 읽고 그 문장의 메인인 주어, 동사, 목적어와 나머지 미사여구를 분리하여 빠르게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문장의 메인은 'We encounter junctions'이다. 그리고 'At every~through life'와 'with many~distance'는 메인 문장을 각각 앞과 뒤에서 수식해주고 있다. '우리는 교차로를 만난다'라는 메인 문장을 먼저 머리에 집어넣어 본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앞에는 우리가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교차로를 만난다고 부연설명하고 있으며, 뒷부분은 그 교차로가 '저 멀리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많은 길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늘 그렇듯이 완벽하게 번역하려고 하면 다음과 같이 번역하게 된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여정을 통한 매 순간(걸음)마다, 저 멀리 이어지는 수많은 길을 가지고 있는 교차로를 만나게 된다'
문장을 꼼꼼하게 번역하는 과정에서 1. 한국어로 직역했을 때 어색한 부분은 분명히 존재하며(step, into the distance 같은 단어들), 2. 굳이 몰라도 그만인 정보(교차로가 수많은 길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정보이다)도 내 머릿속에 꼼꼼하게 집어넣게 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는 '시험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한국어 번역에 나도 모르게 신경 쓰게 되며, 쓸데없는 정보에 집착하게 된다.
그렇다면 위의 문장을 간략하게 읽어낸다면 어디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까?
'우리는 살다 보면(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집어넣은 단어임) 인생에서 교차로를 만나게 된다' 정도로만 내 머릿속에 '간단하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 번역!' 하면 된다. 교차로가 저 멀리 이어지는 길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는 굳이 알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지문의 도입부에서부터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막히는 학생들은, 영어 문법이나 구문 이해 부족의 문제도 있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가 취할 정보만 가지고 오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이다. 이것은 사실 영어의 문제라기보다는 문해력의 문제이며, 직독직해 공부법의 폐해이다.
Environmental hazards include biological, physical, and chemical ones, /along with the human behaviors that promote or allow exposure. [2022학년도 수능 20번]
-> 메인 문장은 'Enviornmental~ones'까지이며, along with부터는 메인 문장을 수식하는 부사구이다. 1번 문장과 다른 점은 1번 문장이 글 전체의 분위기를 잡아주면서 명확한 핵심어는 없는 문장이라면, 2번 문장부터는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어(Environmental hazards)'가 주어에 명확히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메인 문장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환경적 위험은 생물학적, 물리적, 그리고 화학적 위험을 포함한다'.
그리고 그 뒤의 부사구를 꼼꼼히 읽을 것일지를 '스스로 판단'해본다. '스스로 판단'하는 부분이 능동적인 독해이며, 머릿속에서 패러프레이징을 시도하는 과정이다.
뒷부분을 스캔하면, '노출을 허락하거나 증진시키는 인간의 행동'이 되는데, '노출'이라는 단어가 암시적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완벽히 번역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정확히 번역하면 '환경적 위험에 (인간들이) 스스로 노출되는 것'을 장려하는 인간의 행동이다. 이를 포함하여 환경적인 위험의 정의가 설정된다는 뜻이다. 이처럼 부사구를 해석하다 보면, 특정 단어가 나타내는 내용이 만만치 않을 때가 많으며,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를 다 생각하다 보면 '다음 내용을 읽을 시간이 없다.' 따라서 위의 문장을 '환경적 위험은 생물학적, 물리적, 화학적 위험을 포함하며, 때로는 인간의 행동도 포함된다.'라고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노출'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Difficulties arise / when we do not think of people and machines as collaborative systems, but assign whatever tasks can be automated to the machines and leave the rest to people.
[2021학년도 수능 23번]
-> 3번부터는 핵심어가 소개되면서 그에 대한 글쓴이의 입장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메인 문장은 'Difficultieis arise'가 전부이지만, when이 이끄는 부사절이 '어떤 조건일 때, 어려움이 발생하는지'를 설명하기 때문에 '부사절'까지 꼼꼼하게 독해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사람과 기계를 협력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자동화될 수 있는 과업은 기계에게 할당하고 나머지를 사람들에게 맡길 때 어려움은 발생한다.'
위의 해석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일까? 위의 문장을 조금 이해하기 쉽게 패러프레이징을 시도해 보자. 글쓴이 입장에서 '사람과 기계를 협력적인 시스템이 아니라'라고 여기면 어려움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사람과 기계를 협력적인 시스템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 바로 사람과 기계의 일을 따로 분리시켜 '할당'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글쓴이는 사람과 기계를 협력적인 시스템으로 여기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이며, 사람과 기계를 분리시키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첫 번째 문장에 글쓴이의 어조를 통해 긍정/부정을 파악할 수 있는 문장의 경우 글의 전체적인 주제를 쉽게 읽어낼 수 있는 단서가 되기 때문에 해석을 한 뒤, 간단하게 머릿속으로 패러프레이징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자동화될 수 있는 과업은 기계에게 할당하고 나머지를 사람들에게 맡김 => 사람과 기계가 협력적이 시스템이 아닌 것!
정리하면, 사람과 기계를 협력적인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 좋으며, 이 둘을 그런 식으로 보지 않고 분리시키면 좋지 않다!
Any learning environment [that deals with only the database instincts or only the improvisatory instincts] / ignores one half of our ability. [2020학년도 수능 21번]
-> 이번에는 주어가 관계대명사절의 수식을 받고 있는 문장을 한 번 살펴보자. 관계대명사절이 any learning environment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에 읽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오직 데이터베이스 본능(?)들 혹은 그 즉흥적 본능들만을 다루는 어떤 배움 환경이든 절반의 우리의 능력을 무시하게 된다.'
간단한 문장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글쓴이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겠는가?
3번과 비슷하게 접근해 보면, 'ignore'이라는 단어에서 글쓴이가 해당 문장의 주어를 별로 좋게 생각하지는 않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진다. 이것을 조금 더 쉽게 정리해 보자.
오직 데이터베이스 본능(?)들 혹은 그 즉흥적 본능들만을 다루는 어떤 배움 환경은 (글쓴이 입장에서) 좋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왠지 명확하지 않은 'database instincts', 'improvisatory instincts' 등의 개념이 무엇을 뜻하는지가 모호하다. 문제풀이에 서툰 학생들은 생소한 개념이 나오면 단어의 뜻을 '한국어로 직역'하여 파악하려 하고, 그 뜻을 모르면 단어를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글쓴이가 말하는 학습 환경은 분명히 뒷부분에 자세히 설명회 되어있을 것이라 추측되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여 파악해 나가며 읽어야 한다. 고로 첫 번째 문장에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단어에는 집착하지 말고 일단 넘어간 후, 다음 문장들에서 명확하게 그 개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문장의 내용을 잡아나간다.
1. 문장을 보면 키워드 중심으로 파악하되,
2. 메인 문장을 수식해 주는 구문(분사구문, 관계대명사, 부사구 등)이 문장의 전체 해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때나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단어들은 일단 넘어가고,
3. 완벽하게 해석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4. 해설지가 아닌 '나의 언어'로 최대한 간단하게 머릿속에서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한다.
5. 특히 문장에서 글쓴이가 키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드러날때는 잘 기억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