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의 쾌락

by 클로이


며칠 전, 큰맘 먹고 대청소를 했다.


내 작은 원룸 안의 어지럽게 늘어진 옷가지, 꽉 찬 서랍, 잡동사니와 생활용품을 보고 있으니 퇴근을 해도 퇴근을 한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어서이다. 청소를 하고, 폴딩 박스를 사서 옷을 개어 차곡차곡 집어넣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독립을 해서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이런 순간이라고. 지금의 이 기분..

본가에 있을때는, 가족과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에 집안일을 누가 할 것인가를 가지고 동생과 논쟁을 벌이거나, 집안일을 해도, 나와 상관없는 잡일을 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혼자 살게 된 이후로 사소한 행동도 내가 결정하고, 내 행동에 따라 그날의 쾌적함이나 기분 같은 것들이 결정되니 책임감이 생긴다. 그리고 책임감이 생기면, 자유도 생긴다.


나의 의지에 따라 내 생활 반경과 그날 분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런 것들이 독립의 쾌락이지 않을까?


당장에 방만 청소하고 정리해도, 덩달아 내 삶도 깨끗해진 기분이 든다.


그뿐만이 아니다.

퇴근을 하고 운동을 하면, 내 몸을 적당하게 컨트롤하며 내가 나의 건강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만족감과 온몸에서 흐르는 기분 좋은 에너지를 마음껏 만끽한다. 운동을 가지 않을 때는, 근처의 숲이나 강변을 산책하며 음악을 듣고 머릿속을 비운다.


주말에는 좋아하는 책을 읽고, 걷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 가끔은 외곽으로 나가 드라이브를 즐기고 커피 한 잔에 행복을 느낀다. 사소한 순간순간들이 모여 하루를 만들고, 일주일을 만들고 시간이 흐른다.


오히려 혼자 살기 때문에, 더욱 부지런해지고, 시간을 잘 활용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내가 나를 방치하게 되면 신경 써줄 사람도 없고 생활의 리듬이 깨진다.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의 루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나에게 '너무 열심히 산다(단지 퇴근을 하고 운동을 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ㅎ)'라고들 하지만….


나에게 이제 쾌락이란, 더 이상 순간의 만족감이 아니게 된 것 같다.


나의 일상을 유지하고 나의 내면과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 그것을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나만의 쾌락이다.


혼자 산지 5년이 다 되어가니, 이제 정말 물리적인 독립이 아닌 진정한 독립의 의미를 깨달은 건지도 모르겠다.



생각나는 노래를 첨부한다. (Taylor Swift - Clean)

https://www.youtube.com/watch?v=GL-HyvAjbFw

I think I am finally cle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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