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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Jul 10. 2021

당신의 무의식은 안녕하신가요

- 인생은 게임이나 영화와 같다

 오랫동안 무의식과 현실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하다가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마음공부(Mindfulness)를 한지는 좀 되었으나, 영성과 마음공부 특성상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성과 마음공부는 일단, '현실은 내 무의식과 내면세계의 반영이다'라는 큰 전제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행복은 물질적인 것에 의해 결정된다거나,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든가, 열심히 노력해야만 잘 살 수 있다든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에 대한 편견들)은 영원히 이해할 수가 없는 세계이다. 일단 여기서 무의식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어느 정도 걸러지는 셈이다.


 나는 세상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으며, 인간은 왜 행복과 불행 사이에서 헤엄을 치는지, 인생이 잘 풀리고, 잘 풀리지 않고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마음공부 분야의 유명한 책들은 거의 다 보았던 것 같다. 데이비드 호킨스의 <놓아버림>, <의식혁명>, 마이클 싱어 시리즈,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 루이스 헤이의 <치유>, 김상운 선생님의 <왓칭> 시리즈, 바이런 케이티의 <네 가지 질문>, 에그 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바딤 젤란드의 <리얼리티 트랜서핑> 시리즈 등등...


 놀랍게도 모든 책들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신의 무의식의 결핍이 현실세계에서의 이런저런 일들을 만들어낸다고, 당신의 '마음'이 다름 아닌 모든 트러블의 원인이라고. 전 세계 곳곳에서 사람의 의식과 내면세계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도 놀라웠고,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어떤 원리가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고 느껴졌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듯이 부모의 재력이라든가, 지능이나 직업이라든가, 외모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의 무의식이 세계를 창조한다.


 하지만 책으로만 읽었을 때는 사실 잘 와닿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동안, 그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내 무의식에 지배당하며 살았기 때문에)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혹자는 신흥 사이비 종교가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공부와 영성은 종교가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의식적으로 깨어있는 현명한 사람들이 알아낸 집단 지성으로 세상이 만들어지고 돌아가는 원리를 내 내면 안에 근거를 두고 주체적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론이다.


 작년, 마음이 가장 힘들었을 때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다음의 두 채널을 발견했다.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다^^)


하루의 사랑 작업

김상운의 왓칭


 이 두 채널 덕분에 그동안 책으로만 공부했던 이해가지 않았던 부분들이 온전히 이해되었다. 김상운 선생님은 사례를 통해, 하루 선생님은 그야말로 논리적인 설명을 통해 세상의 원리와 우리의 마음이 힘든 이유,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현실을 만들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그리고 원하는 현실이 일어난다고 해도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ㅎㅎ)를 가르쳐주셨다. 두 채널 다 나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김상운 선생님의 왓칭에서는 실제 구독자들이 '거울 명상(거울을 보며 감정을 쏟아내는 명상 기법)'으로 변화된 자신의 인생을 선생님께 메일로 보내는데, 아마 처음 보는 사람들이 보면 다 지어낸 거짓말인 줄 알 것이다. 단순히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했을 뿐인데,  사람들의 인생은 백 퍼센트 변화되었다. 왓칭 채널을 구독하면서 너무 슬펐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나 포함) 억누르고 살아와서 인생이 망가졌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어머니 세대의 여자로서 서럽게 살아온 인생이 딸에게 대물림되는 사연들이 많았다. 같은 무의식을 가진 가족들이 서로 모여서 불행하게 살아가고, 그것을 어찌할지 몰라 서로를 미워하는 것이 다 이해가 되었다. 너무 참고 산 것이다.


*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김상운 선생님은 워싱턴 특파원 출신으로 기자 생활을 평생 하시다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 세상에 관해 탐구하시다가 영성에 관한 책을 쓰는 작가가 되셨다. 기자 출신답게 엄청 논리적이고 이지적이시다. 누구보다도 이성적으로 살아가던 분이, 영성의 길로 접어든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반면에 하루의 사랑 작업은 나에게 마음공부의 교과서 같은 느낌이다. 하루 선생님은 원래 네이버 카페에 글을 쓰셨는데, 국어 선생님답게 글을 정말, 정말 잘 쓰신다. 이 글을 잘 쓴다는 게, 뭐랄까. 나에게는 상당히 놀라웠다. 이렇게 글을 솔직하고 직관적으로 쓰시는 분은 처음 보았다. 그래서 하루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눈물이 바로 난다. 네이버 블로그에 있는 한 글을 보고 새벽에 펑펑 운 적도 있을 정도록, 글과 말에 힘이 있는 분이시다. 김상운의 왓칭 채널과 다루는 콘텐츠는 동일하나, 사랑 작업에서는 구체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소개한다. 왜 우리는 우리의 마음에 공감해주지 못하는지, 우리를 왜 비난하고 판단하는지 이해 갈 수 있도록 잘 설명해주신다.


 그동안 많은 책을 읽으며 공부했던 것이 이 두 채널을 만나기 위한 어떤 과정이었다고 생각이 들만큼(사실 모든 것이 과정이지만) 이 두 채널은 나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지금까지 내가 느끼고 겪은 것을 정리하면 이렇다,

 

세상은 우리의 억눌린 무의식을 표현하기 위한 장으로 나의 생각이 반영되는 장소이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 인생에서 겪는 그 어떠한 일도, 우리 자신에게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다. 내 내면의 두려움을 보여주거나 내면의 편안함을 보여주는 표현된 이야기이다.
(ex) 스크린 - 현실, 필름 - 마음

중요한 것은 우리의 현실이 우리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은 우리의 무의식에 엄청난 저항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자가 되고 싶어도, 예뻐지고 싶어도, 원하는 직업을 가지고 싶어도 잘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우리의 무의식이 그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무의식은 우리가 그것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집착하고 갈망한다. 우리는 진짜 우리 자신을 무시해왔다.

따라서 어린 시절에 형성된 내 내면에 있는 슬픈 어린아이, 갈망하는 어린아이, 공감받지 못한 어린아이를 안아주는 것이 먼저이고 억울한 내 마음을 풀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그 아이를 마주하고 부정적인 것을 마주해야 내가 그리던 현실이 온다.

우리는 이 지구에서 여러 경험을 통해 느끼고 체험하고 배우기 위해 온 존재이고 우리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왔다. 인생을 산다는 건, 그것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감정을 느끼고 체험하고 흘러가게 두고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생 영화를 마음껏 즐기기 위해서이다. 좋은 것만 일어나게 통제하고 계획하고 취사선택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모든 영화에는 역경이 있다.   

  

 이상하고 사이틱한 소설처럼 느껴지는가? ㅎㅎ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 소설을 진심으로 믿게 되었다.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인생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까 봐 두려워했다. 인생이 내가 원하지 않는 대로 흘러갈까 봐 너무 무서웠다. 이제는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것을 나를 이해하는 도구로 삼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내 무의식을 인정하고 놓아주면, 인생은 풀려나간다. 계속 저항할수록 꼬인다.


 그래서 인생은 게임과 같은 것이다. 내가 무엇을 선택하든, 나의 선택으로 인해 다음 시나리오가 결정되어 있다(내 무의식이 반영되겠지). 퀘스트에 성공하면 보상이 주어지고(무의식 정화) 다음 퀘스트가 있다. 퀘스트에 실패해도 또 다른 퀘스트(무의식 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나는 나의 무의식을 잘 지켜보고 해소하고, 그 과정에서 억눌린 것이 있다면 느껴주고 풀어주면 된다. 이렇게 뭐든지 해보며 나만의 인생 영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무의식을 안다는 것은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두렵지 않고, 인생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가 원하던 것을 얻게 될 수도, 잃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십 년 뒤에, 이십 년 뒤에 지금의 나를 돌아본다면 그것이 모두 계획되어있었음을, 그 당시에 내가 꼭 깨달아야 할 어떤 것이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모든 경험, 모든 순간이 우리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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