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적응기

5년 동안의 사회생활을 정리하며...

by 클로이

29살이지만, 사회생활(정확히는 학교생활..) 생초보는 아니다.


2016년 9월에 발령받았으니, 이제 거의 5년이 다 되어간다. 나는 정말 어렸고, 학생들과 겨우 나이 차이가 5살이 났으니, 선생님이 아니라 거의 학생 같았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위해 나름 고군분투했던 것 같다. 하지만, 좋으신 선생님들의 도움과 배려로 별 무리 없이 일을 해나갔고 지금은 5년 차 교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들 더 경력이 훨씬 더 된 줄 아신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얼굴은 어려 보이는데 태도가 워낙 차분하다고..)


지난 5년을 정리하면 이렇다. 첫 발령 난 학교가 좋은 학교(유순한 학생들)라는 점, 그리고 나의 성격이 유독 사회생활에 최적화된 성격이라는 점. 이 두 가지 덕분에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었다.


반면에, 개인적인 생활에서는 건강과 체력이 많이 고갈되었으며, 개인적인 정서와 감정도 크게 좋지는 않았다. 직장에서 너무 완벽하려고 애를 쓰다 보니, 나라는 인간 자체는 많이 소모되었다. 유독 올해 더 느끼는 부분이다.


다음은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내 나름 본능적으로 지켜온 규칙이다. 누군가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1. 직장에서는 항상 웃는 얼굴로, 그러나 의견 표현은 명확하게!

- 누구나 아침 일찍 억지로 일어나, 오기 싫은 직장에 온다. 아침에 가장 처음 얼굴을 마주하는 동료의 웃는 얼굴이 의외로 위안이 된다. 그리고, 직장에서는 같은 부서가 아니면 사람을 주로 인상으로 판단한다. 진짜 성격은 알 길이 없고,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다. 사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웃는 얼굴이 중요하다. 다행히 마스크 덕분에 활-짝 웃지는 않아도 된다. 내 얼굴은 나의 명함이다. 크게 우환이 없다면 밝게 지내는 것이 낫다. 그리고 말을 할 때는 특별히 친절하지 않아도 되니,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상대가 나의 상사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사람은 함부로 하지 못한다. 생글생글 웃으며 지나치게 굽신거리는 것보다 웃는 얼굴은 하되, 명확한 게 중요하다. 당신의 바운더리를 만들어라.


2. 직장은 내 인생의 루틴 중 하나이지, 내 인생의 목표가 아니다.

- 직장생활은 과연 내 인생에서 몇 퍼센트의 비중을 차지해야 할까? 5년 동안의 관찰 동안 느낀 것은, 직장생활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별히 승진을 할 것이 아니라면!) 직장생활이 당신의 소울 잡이라면, 목숨을 걸어도 된다. 그러나 3년쯤만 지나면 알 것이다,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그만큼의 결과가 성적처럼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업무 능력이 없고 정치질을 잘하는 사람들이 더 승진을 잘하기도 하고, 열심히 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당연하다는 듯이 부려먹는 경우도 많다. 세상이 원래 그런 것이다. 원래 진심이면 뒤통수를 맞는다. 힘을 좀 빼고 직장을 당신 인생의 루틴으로 대한다면, 기대가 없기 때문에 뜻하지 못한 선물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본인 개인의 삶이 무료(퇴근하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취미생활, 인간관계가 고갈됨)해서 직장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우를 참 많이 보았다. 혹은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쓴다던가.

'일복이 터지는' 것은 본인이 그렇게 만들 수도 있다. 힘을 빼고 내 인생의 일부로 직장을 대하고 객관적으로 당신의 행동을 점검해라. 내면이 공허해서 일에 너무 진심이지는 않은지?


3. 직장 사람들은 NPC이지, 친구가 아니다. 친구는 밖에서 만들자.

-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의문을 가졌던 것이, 직장 동료에게 지나치게 개인적인 감정을 품고 서운해하는 사람들이었다. 주로 나이에 비해 미성숙한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원래 본인의 친구가 많지 않거나, 학교-집 만을 반복하는 선생님들의 특성상 인간관계가 활발하지 않아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를 매우 소중히 하는 경우였다. 이유가 무엇이든, 직장 동료들을 사적으로 대하면 당신만 손해이다. 직장에서는 좋은 말만 할 수가 없고 업무가 얽힌 경우에는 사적인 관계보다 공적인 감정으로 싫은 소리를 해야 할 때도 많다. 거기에서 상처를 받아버리면, 그건 당신이 민감한 사람인 것이다. 더 나아가, 직장 동료의 별것 아닌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당신 내면에 어떤 콤플렉스가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그렇더라...)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재밌게 지내는 것은 좋으나, 사람에게 지나치게 감정을 소모하는 것은 당신의 미성숙함을 반영하는 증거이다. 무례한 언행을 들었다면, 우아하고 센스 있게 받아치고 별것 아닌 것에 목숨 걸지 말라. 당신이 당신의 내면에 집중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것을 들킬 뿐이다.

(예외: 성추행, 성적인 농담은 오금이 저리게 정색하고 한마디 해야 한다^^ 다행히 여초 직장이라 아직 별스런 일은 없었다.)


4. 살아남기 위해 운동하고 취미를 가져라

- 운동하지 않으면 몸에 독이 쌓이고, 몇 년쯤 지나면 살이 자연스럽게 찌게 된다. 특히 점심을 먹고 움직이지 않는 습관은 과체중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직장생활을 활기차게 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이다. 많이 움직이지 않는 습관과 무거운 몸은 당신이라는 사람을 점점 어딘가로 끌어내릴 것이다. 몸과 정신은 직결되어 있다. 직장 스트레스와 업무를 말끔하게 물리치기 위해서는 의외로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내가 건강하고 몸이 가벼우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퇴근하고 운동은 필수이다. 하나 더, 몰입할 수 있는 취미가 있다면 더욱 좋다.일에만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이다.


5. 직장에서 내가 구현하고자 하는 개인적 목표를 정해라. 없으면 이직하거나 그냥 돈줄 취급하고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하라.

- 내가 직장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목표는 '아이들의 성장'이다. 만약, 이런 개인적인 보람이 없는 직업이었다면, 나는 분명 지금쯤 두 번째 직장에 다니고 있을 것이다. 사실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잡무를 처리하는 관리자 및 사고처리반에 가깝다. 예비 교사들이 이 글을 본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 교사가 된다면 더욱 실망하게 될 것이다.(진심이고 진실이다^^) 만약 내가 다시 직업을 정한다면, 임용고시를 때려치우고 말을 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직업을 택했을 것 같다. 외국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여하튼 각설하고, 운명이 이렇게 흘러왔으니, 어쩔 수 없다. 직장에서 느낄 수 있는 당신만의 행복을 정해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다면 3년 차에 이직해라. 이직하기에 아깝다면,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다른 행복을 찾아라. 그것이 직장생활과의 밀당을 잘할 수 있는 길이다.

너무 개인적인 규칙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특유의 장점(직장 사람들에게 크게 상처를 안 받고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는 점, 눈치를 그다지 안 보고 주눅이 잘 안 드는 점, 선을 잘 지키면서도 사회성이 뛰어난 점) 들이 직장생활에 있어서는 유리하다는 걸 5년 동안 깨달았다. 그리고 이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지도 않을 수도 있다는 것도.


어쨌거나, 돈은 벌어야 하니 학교는 계속 다녀야 하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5년 동안 나는 꽤 지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교사를 한다면 그것은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게 즐겁고 보람차다. 아이들 덕분에 나도 많이 성장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교가 나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내가 좋든 싫든, 나는 교사가 천직이다.


그래서,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학교를 오래 다니기 위해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는 30대를 보낼 것이다. 교사 생활이 취미 같은 본업이 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본업 같은 취미로 삼아 균형을 찾을 것이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기에 스스로 가장 즐겁게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이다.


생존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나를 지킨다는 것, 가 하고싶은 일이 꼭 정답은 아니며 인생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마음은 항상 변하며 나는 지금의 나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지난 5년동안의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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