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지난 2년 와중에도, 나에게 한줄기 빛이 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작년 부장님과 교무실에 있던 선생님들이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부장님에 대해 쓰고 싶다.
부장님에게는 이런 내 마음을 이야기한 적도 없고, 내가 힘드신 것도 잘 몰랐을 것이다.
부장님 앞에서는 항상 밝았고 그러고 싶었으니깐.
부장님은 한마디로 '긍정의 여장부'이시다.
쾌활한 성격에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시고, 어딜 가든 모두의 호감을 받으시며 밝은 에너지를 전파하신다. 사람을 좋아하시고, 관심도 많으시고, 모두에게 친절하시다. 그러면서도 사람을 잘 파악하시고 처세술이 뛰어나셔서 본받을 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이 존경스럽다..
그런 부장님과 같이 웃고 걸으면서 여러 이야기를 하던 시간들이 나에게는 한마디로 힐링과 행복이었다. 사람과 소통하는 즐거움과 의미를 알려주신 분.
'인생은 재밌게 살아야 한다'는 부장님의 단골 멘트와 호탕한 웃음소리.
또한 엄마가 없는 나에게, 부장님은 엄마처럼 나를 챙겨주시고 딸처럼 대해주셨다.
재작년부터 종종 크게 아팠는데, 그때 부장님의 괜찮다며 물어봐주시는 카톡에 눈물이 난 적도 있었다. 아프면, 항상 혼자서 견뎌냈기 때문이었다.
괜찮냐는 그 한마디가, 계속 내 마음에 따뜻함으로 남아있다. 부장님의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때쯤의 나는, 너무 상처를 받아서 사람들을 멀리하고 싶었다. 결국에는 다 나에게 스트레스만 준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가식 없고 솔직하고 친절을 잘 베푸는 성격이다 보니, 이런저런 사람들을 끌지만 결국에는 나에게서 에너지만 빼앗아가고, 뒤통수를 치는 사람들.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 내가 무엇을 바란 것도 아닌데 결과는 항상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사람들에게 벽을 치고 하나둘씩 옷의 택을 자르듯이 사람들을 잘라냈다.
그런 마음들 속에서 부장님의 존재는 나에게 햇살이었다. 단순한 직장 상사가 아니라 나에게도 처음으로 인복이 있구나,라고 여기게 해 주신 분, 나에게서 에너지를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닌 두배로 돌려주시는 분.
그런 부장님이 우리 엄마라면 얼마나 좋을까도 생각한 적이 있었다.
어쩌면, 나는 엄마의 빈자리가 절실한 건지도 몰랐다.
엄마가 죽은 지 거의 15년인데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죽은 엄마 자체보다는 엄마의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의지하지 않고 혼자 살아온 삶이 자랑스럽지만, 때로는 버겁고 마음이 약해질 때는 그야말로 나는 아무도 없다, 혼자다.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고마운 사람들은 항상 곁에 있었고, 돌아보면 나는 항상 인기가 있고 사랑받았다. 사람들은 나를 대부분 좋아한다.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나는 그런 고민은 한 적이 별로 없다. 모두들 나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사람들을 싫어하는 게 문제가 되었을 뿐..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심지어 바깥에 나가면 처음 보는 사람들도 대부분 호의를 가지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항상 고독했던 것이다. 스스로의 외로움에 갇힌 채,
'나는 상처 받은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서..
사실은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다.
다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에게 사랑을 주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을 뿐...
내 마음속의 틀을 만들어놓고 사랑을 원하니 당연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이 글을 쓰는 와중인, 이제야 든다.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힘들 때는 부장님이 주신 사랑과 인정을 떠올리자고 다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