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쌤클라우드 May 15. 2021

스승의 날을 축하드립니다!

슬기로운 초등생활


1. 아침에 교실에 도착하니 사랑스러운 낙서 가득한 칠판이 나를 반겼다. 스승의 날을 맞아 반 아이들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다. 축하와 감사, 사랑의 문구를 읽으니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선생님의 반응을 살피려 힐끔힐끔 쳐다보는 아이들의 눈빛은 또 어찌나 귀여운지. 아이들에게 진심을 담아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아침 일찍 학교에 나와서 정성스레 칠판을 꾸몄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2. 방과 후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교실에 찾아왔다. 작년 가르쳤던 4학년 아이들이 의젓한 5학년이 되어서  지난 담임선생님 교실에 찾아온 것이다. 수줍은 얼굴로 아이들이 손편지를 건넸다. 꼬깃꼬깃 접은 편지지가 세상 그 어느 편지지보다 예뻐 보였다. 잘 지내고 있는지 , 5학년 학교 생활은 어떤지 이야기를 실컷 나누고, 아이들이 돌아간 뒤 조용히 편지지를 펼쳐보았다.


(어쩜 이렇게 편지도 잘 쓰는지, 역시 내 제자답다.)


 작년에는 이 아이들 때문에 속상하기도, 힘들었던 기억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와서 뒤돌아보면 아이들 덕분에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오히려 내가 더 잘해주지 못한 것 같아 그저 미안한 마음 가득할 뿐이다. 


3.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의 의미와 역할을 떠올려보았다. 나는 왜 교사를 선택했고, 지금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교사일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사를 선택한 이유는 확실히 답할 수 있겠는데, 아이들에게 어떤 교사인지는 그리고 내가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물음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내리기가 힘들다.


 다만, 아이들이 써준 편지를 보며 내가 가는 길이 가치 있다는 확신과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을 느낄 뿐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선생님들, 스승의 날을 축하드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세상에서 가장 값진 투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