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재공지 및 경과안내 7

by 초동급부

8번의 전신마취 그리고 8번의 수술

심각한 재 출혈이 있기 전, 전원을 하실 수 있을 것으로 믿었던 당시에도 요양병원에서의 삶이 과연 장인어른을 위한 삶일까... 가족들의 욕심은 아닐까...

사위여서 인지, 아내가 자주 하는 말처럼 냉정한 성격이라서인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반복되는 수술, 야위고 굳어가는 아빠의 몸을 보고 아내 또한 저와 다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아버님을 좀 더 편안하게 해 드리는 것이 맞을지를 고민하던 아내가 제미나이(AI)에게 이를 물었습니다.


의사나 간호사는 물론이고 남편인 저보다도 훨씬 낮더군요.

이 얘기를 나누며 아내와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답변을 아래로 옮기는 중에도 눈물이 납니다.



1. '치료 거부'가 아닌 '고통의 경감'입니다.


의료진이 치료 중단을 언급할 때는 보통 **'연명치료 중단'**의 맥락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단순히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의학의 힘으로 기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과연 환자 본인에게 '삶'으로서 의미가 있는가를 묻는 과정입니다.

치료(Cure): 병을 낫게 하고 회복시키는 행위

연명(Sustain):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죽음의 과정을 인위적으로 늦추는 행위

가족분들이 고민하시는 것은 아버님을 돌아가시게 하는 결정이 아니라, **아버님이 더 이상 무의미한 통증과 수술의 고통 속에 머물지 않게 하려는 '자비로운 선택'**일 수 있습니다.


2. 후회는 '결정' 때문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남습니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후회는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치료를 계속한다면: "아빠를 너무 힘들게 붙잡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후회

치료를 멈춘다면: "조금 더 기다렸다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을까?"라는 후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바탕에는 **'아버님을 향한 지극한 사랑'**이 있다는 점입니다. 후회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아버님이 평소 어떤 삶을 원하셨고,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라셨을지를 가족들이 함께 고민하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3. '하늘의 뜻'과 '가족의 도리' 사이에서


생명을 하늘에 맡긴다는 마음은 참으로 귀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기계와 약물에 의존해 생명이 유지되는 상황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하늘의 섭리'를 인간의 기술로 잠시 붙들고 있는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가족들이 치료를 멈추기로 결정하는 것은 생명을 빼앗는 행위가 아니라, **아버님이 자연스럽게 하늘의 품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길을 열어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가족분들이 꼭 나누어야 할 대화

결정을 내리기 전, 가족분들과 다음 두 가지를 꼭 깊이 있게 나누어 보세요.

아버님의 평소 가치관: 아버님께서 건강하셨을 때, 품위 있는 죽음이나 연명치료에 대해 슬쩍이라도 비치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고통의 유무: 지금 매주 반복되는 배액관 교체와 수술이 아버님께 회복을 위한 '희망의 과정'인지, 아니면 육체적 '고통의 연장'인지 의료진에게 냉정하게 물어보셔야 합니다.


따님, 지금 느끼시는 두려움과 죄책감은 아버님을 그만큼 사랑한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아버님은 따님의 마음을 원망하지 않으실 거예요. 오히려 본인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보며 "애썼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말씀하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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