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한국 아재의 유럽에서 버킷리스트 지우기 자동차 여행기
인간의 모든 역사가 '보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보는 것은 욕구와 욕망을 만들어 낸다. 사람의 뇌는 참 오묘해서 생전 생각지도 않던 것을 우연히 보거나 듣게 되었을 때 그것이 '씨앗'이 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음속 깊은 곳에 큰 바람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바람들 중에서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의 집합을 '버킷리스트'라고 할 수 있겠다. 비록 어디에 목록으로 잘 정리해 두지 않았더라도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가슴 깊숙한 곳에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그런 버킷리스트가 나에게도 여럿 있다.
대학교 4학년(1993년) 여름방학에 짧게 유럽 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다. 패키지여행의 촉박한 일정상 스위스에서는 루체른 다리를 걸어보고 필라투스산을 케이블카로 둘러보는 것이 전부였다. 수천 미터 높은 산을 케이블카로 오르는데 발밑에는 여유롭게 산을 걸어서 오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완전무장'한 등산객도 있었지만, 어린아이를 목말 태우고 오르는 가족들도 있었다. 그 순간 빠르고 편하게 케이블카로 산에 오르는 나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두 발로 트레킹하는 그들이 더 부러웠다. 그렇게 도착한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십 킬로 떨어진 알프스산맥의 하얗게 빛나는 만년설은 정말 천국을 연상케 할 만큼 황홀했었다. '나는 언젠가는 저곳에 가보리라!' 그것이 씨앗이 되어서 내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알프스산맥 정상에 덮인 만년설을 직관하고 알프스에서 여유롭게 트레킹 하는 것이 첫째 목표가 되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여행은 충분한 기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작년 말 어느덧 50대 중반에 접어들던 시기에 회사의 구조조정을 계기로 조금 이른 퇴직을 하였다. 그로 인해 시간적 재정적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알프스 여행를 더 미뤘다가는 영원히 미제로 남을 것 같은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여행은 어찌하다 보니 4주간(2023/5/16~ 6/14)에 걸친 스위스 주변 국가(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독일)까지 확장되었고 이탈리아 중소 도시들을 찾아 들어가기 위해 자동차를 렌트하게 되었다. 차가 있으니 스위스의 아름다운 산을 제대로 즐기고 경비도 아낄 수 있는 캠핑을 겸하는 것으로 진화했다.
조금은 무모했고 오기로 떠났던 이번 여행으로 가슴속에 묵혀 두었던 버킷리스트를 많이 털어 내고 돌아 올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버킷리스트를 지워주기도 했지만, 평상시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내 안에 묻혀 있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생각지 못한 순간에, 기대 이상의 많은 선물을 안겨준 이번 유럽 여행을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1. 스위스 융푸라우에서 만년설(빙하) 직관하기
2. 알프스에서 트레킹 즐기기
3. 인스부르크의 성안나탑 직관하기
4. 인스부르크의 강변 아름다운 집들 찾기
5. 우리 집 거실 그림 속 이탈리아 포르토피노 투어하기
6. 이탈리아 피렌체 투어하기
7.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사이프레스 나뭇길 걷기
8. (계획에 없던) 빈센트 반 고흐 작품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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