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한국의 교사와 교사되기》(3)

교사와 학생들이 세계의 BTS가 되기를 꿈꾸는 저자의 목소리(3)

by 나세진

안녕하세요~! 나세진 작가입니다. 곧 명절이 다가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께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워낙 중요한 교육 담론이 담긴 주제라 여러 회에 걸쳐서 독서록을 쓰게 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지어 보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5장. 교사 성장 없는 교장 승진 제도>

이 장은 교장 승진 제도에 관한 글입니다. 이성우 선생님이 쓴 《교사가 교사에게》라는 책의 내용을 인용하며 승진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이는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첫째, 논리적 측면입니다. 교사는 학생의 성장을 돕는 사람이기 때문에, 교실 안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지향하며 함께 있을 때 그 의미를 부여받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사의 승진이 아이들에게서 벗어나는 길이라면 논리적인 모순이라는 것이죠.


둘째, 윤리적 측면입니다. 현행 제도하에서 승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교사를 그만두는 길을 향해 나아가는 일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승진을 추구하는 교사는 분열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셋째, 철학적 측면입니다. 칼 마르크스는 '점점 자신의 본래성에서 멀어져 가는 것'을 '소외'라고 불렀습니다. 또 스피노자는 '더 나은 것을 향한 포부는 야망이지만 잘못된 야망은 자기 정념의 노예가 갖는 빗나간 열정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현 제도에서 교사가 승진을 추구하는 일은 소외를 부르는 동시에 자기 정념의 노예가 되는 길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교사의 승진 제도를 다른 나라의 사례와 비교하여, 승진 제도는 교사로서의 성장과 맞물려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교사의 생애사적 성장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승진을 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장. 사회적 통념을 넘어 교사 전문성 다시 생각하기>


2021년 국가교육회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위한 국민 참여 설문'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문항 중에서 '교원 자격증은 없으나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한시적으로 단독 수업을 하는 것'에 대한 문항이 있었다고 합니다. 1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응답한 이 설문에서 51.5%가 찬성을 했습니다. 이 설문은 교원의 전문성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교직에 대해서 특별한 훈련이나 자격이 필요하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제시하면,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의 보편성, 특정 분야 전문가는 교육도 잘할 것이라는 생각, 사교육 시장의 과도한 발달이란 사회적 통념을 들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사회적 통념을 하나하나 반박하고 있습니다.


①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의 보편성

인간은 교육적 동물입니다. 원시 사회에서부터 인간은 채집과 사냥을 배우고, 협력을 통해 생존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때의 비형식적 교육은 생산 활동과 온전히 분리되지 않았습니다.(가르치는 일이 전문적 직업으로 분화되지 않았음) 체계적인 교육이 없이도 배움이 가능한 이유는 인류 스스로 성장하는 독특한 학습 능력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교육적 동물이기 이전에 학습하는 동물입니다.

형식적 교육이 자리 잡은 오늘날에도 스스로 깨쳐 가는 자기 학습은 여전히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첫 번째 통념에는 그런 우리 삶의 경험이 반영되어 있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이 인류의 역사 곳곳과 함께 해왔다고 해서 형식적 교육 자격이 필요 없다는 것은 더욱 논의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② 특정 분야 전문가는 교육도 잘할 것

신석기 시대 뛰어난 활 제작 명인이 살았습니다. 어느 날 한 소년이 찾아와 활 제작 기술을 배우고 싶어합니다. 소년에게 활 제작을 가르치면서 활을 잘 만드는 일과 소년을 잘 가르치는 일이 전혀 다른 차원의 일임을 활 제작자는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일정한 시간을 들여 소년을 가르치는 법을 고민하게 되는데, 이것이 교수 방법에 대한 인류 최초의 고민인 셈입니다.

활의 명인은 우선 설명을 하고, 시범을 보인 뒤에 소년에게 따라해 보게 합니다. 아이는 서툰 솜씨로 활을 다듬다가 귀중한 재료를 망쳤습니다. 활 제작자는 화가 나서 욕을 퍼붓기 시작했고, 아이는 슬피 울었습니다. 이내 활 제작자는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누구나 처음은 서툴기 마련입니다.

"우리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

그 이후로 활 제작자는 매일 한 두 시간씩 작업을 중단하고 아이를 가르칩니다. 도구 설명, 도구 제작법, 손으로 잡는 법, 모양 잡기, 깎기 등 단순한 것에서부터 어려운 것들을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망친 재료를 갖고 연습하게 한 뒤 숙달이 될수록 비싼 재료로 옮겨가며 구성하고 깎는 법은 전수합니다. 이 과정에서 활 제작의 명인은 기술의 체계적 전수에 관한 인식과 통찰을 얻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특정 분야의 내용을 잘 알고 수행하는 것과 가르치는 일은 별개의 문제란 것을 말합니다.


image.png?type=w1 출처: 픽사베이

③ 사교육 시장의 과도한 발달

유명 학원 강사들이 공교육 교사보다 입시 교육에서 훨씬 경쟁력이 있습니다. 입시는 교육의 일부이기 때문에 교사는 그 부분에만 집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는 학원에서 한다는 말을 합니다. 교육을 입시 분야에 한정하여 하는 말입니다. 19세기 서양에서 출현한 근대 공교육은 몇 가지 점에서 이전 시대 교육과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 교육에 대한 국가의 전면적 개입

둘째, 모든 아동이 교육받는 대상

셋째, 일정 기간의 의무 교육

넷째, 동일 연령대의 학생들이 함께 교육

다섯째, 교육 내용의 추상성

이를 통해서 공교육 제도 속 교사의 어려움이 자연스럽게 발생합니다. 첫째, 국가의 전면적 개입으로 교사의 상황이 국가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게 되고, 둘째, 모든 아동이 교육을 받게 되면서 교사는 배움에 열의가 있는 학생을 선별하여 가르치지 못하게 되었고, 셋째, 의무 교육이 시행되면서 원치 않는 내용까지 학생들이 강제로 배워야 합니다. (넷째는 교사의 어려움을 유발하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섯 째, 눈에 보이는 기술이나 기능을 배우는 것과 달리 학습자들이 교과의 가치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공교육 교사가 어렵게 된 지점에 따른 교사 전문성을 논의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

5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우리에게 하게끔 합니다. 질문은 책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경력이 늘어남에 따라서 교장이 되겠다는 사람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의 결과일까요, 아니면 욕망의 타락일까요?"


이 질문은 '우리는 왜 더 높은 자리를 원하게 되는가?', '그 욕망은 정당한 성장인가, 아니면 스스로를 속이는 합리화인가?' 라는 생각을 안겨줍니다. 자연스러운 성장의 결과라고 해석하는 쪽은 경험이 쌓일수록 조직 전체를 조망하고, 더 넓은 범위에서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는 승진에 대한 욕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반면 욕망의 타락이라고 해석하는 쪽은, 교육 자체에 집중하던 사람이 권위, 명예, 안정, 보상이라는 외부적 요소에 집중하게 되는, 초심에서 멀어지는 과정을 보인다는 시각입니다. 어느 제도든 한계는 있습니다. 따라서 현행 제도를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아직 이 부분에 있어서 공부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책에서 제시된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면, 사정이 제각각 다릅니다. 캐나다, 핀란드, 대만 등은 공식적인 승진 사다리가 없거나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고, 홍콩, 에스토니아는 원래 경력 사다리가 없었으나 새로운 승진 제도가 설계되거나 논의되고 있고, 상하이, 일본은 공식적인 경력 사다리가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언급된 나라는 모두 학업성취도가 높은 나라들입니다.

다만, 관리직으로 승진을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무능력한 패배자라고 느껴지는 학교 문화는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는 실제로 정년까지 승진하지 않고 평교사로 아이들과 함께한 선생님을 무시하거나 피하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선생님께서는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인데도 말입니다.

가장 앞에 드러나며 공교육을 이끄는 분들이 평교사 분들입니다. 특히 교사가 전문직이라면 더욱 원로 교사들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직의 특성은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분야에서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활 만드는 장인을 떠올려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에 책의 글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평교사가 정년을 맞이할 때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면서 성장의 정점에서 아쉬움과 환대를 받으며 떠날 수 있는 학교! 당신은 그런 학교의 교장을 열망하시나요?"


6장의 내용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정 내용에 대하여 잘 알거나, 특정 기술에 달인이 된 것이 잘 가르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은 아주 중요합니다. 한 교수님이 수업 중 갑자기 즉흥적으로 칠판에 C언어를 써내려갔습니다. 약간 복잡한 교육용 블록코딩을 C언어로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저는 천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교수님이 천재이긴 하지만, 아쉽게도 학생들이 알기 쉽게 전달하지는 못했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또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어려운 수학 문제가 있으면 형을 찾아서 물어보곤 했습니다. 형은 상당히 공부를 잘했습니다. 그런데 수학 문제를 풀 때, 저는 A에서 B단계로 이어지는 흐름이 이해되지 않는데, 형은 A에서 B단계로 가는 건 너무나 당연해서 곧바로 A에서 C단계로 넘어가는 설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물어보자, 형의 대답은 "너무 당연한 거 아냐?"라는 것이었습니다.

책에 나와 있는 활 제작의 명인 이야기는 정말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일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른에게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내용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 어른들의 언어를 아이들의 언어로 재조직하는 것. 그리고 재조직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업을 디자인하는 것. 이 점에서 교사의 전문성이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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