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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쌍미음 Jun 07. 2020

"엄마 나이가 많아져서 기뻐요."

아니야. 그렇게 응용하는 거 아니야.

내가 아들에게 먼저 말했다. 뜬금없이.




네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말야, 엄마는 널 아주 많이 사랑했어.  



진짜요??



그럼,  물론이지.  

그리고 네가 엄마 뱃속에서 뿅하고 나와서 엄청 갓난아기일 때, 밤에 잠도 안 자고 계속 울기만 할 때도 엄마는 너를 아주 많이 사랑했어.



아니잖아, 나 안 울었잖아~



아니야, 엄청 많이 울었어. 그래서 엄마랑 아빠가 밤에 잠도 못 자고 계속 안아줬어.



아 맞다 맞다, 그랬지!?



응 맞아.

그리고 네가 좀 더 커서 기어 다닐 때도 엄마는 널 많이 사랑했고, 좀 더 커서 걸어 다닐 수 있게 되고 엄마랑 손잡고 걸어 다니고 나중에는 뛰어다닐 수 있게 됐을 때도 엄마는 널 많이 사랑했어.



진짜요??



물론이지. 그리고 네가 더 커서 어린이집에 가고 사랑반일 때, 예쁜반일 때, 미소반일 때, 그리고 여섯 살 슬기반일 때도 엄마는 너를 계속계속 많이 사랑했어.



내가 미소반일 때도요??



응 그래. 그리고 지금은 몇 살이지?



일곱 살!!!!



그래, 일곱 살이지.

엄마는 너를 계속 많이 사랑해왔지만 네가 지금 일곱 살만큼이나 많이 자라서 엄마는 정말 기뻐.

왜냐면 네가 자란 만큼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졌기 때문이야.



아, 맞아요! 더 무서운 놀이기구도 탈 수 있고 둘이 영화 보러 갈 수도 있고!



맞아! 또 같이 게임도 할 수 있고, 더 어려운 대화를 할 수도 있고, 같이 더 어려운 책도 읽을 수 있고!

그래서 엄마는 네가 일곱 살만큼이나 많이 자란 게 정말 좋아. 내 마음이 정말 기뻐.



나도 그래요. 나도 엄마가 점점 나이가 많아져서 좋아요! 엄마가 나이가 많아져서 나도 기뻐!





함께하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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