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계속 피하기만 하면 똥밭을 벗어나지 못한다
똥은 더러워서 피한다.
절대로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다.
직장에서 막말하는 사람,
공공장소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사람,
같지도 않은 말을 내뱉으며 갑질하는 사람,
요즘은 보기 힘들지만 길가에 버려진 진짜 개똥.
이 중에 무서워서 피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다 냄새 나서 피하는 것이다.
더러워서 피한다.
이보다 조금 더 발전된 방향이라면,
내가 나서서 치워볼까 고민은 해보더라도 - 역시나 치우다가 내 손에 묻을까봐 피한다.
어쩌다 우연히 지나는 길에서 목도한 똥이라면 지나쳐가도 된다.
한 번 피하고나면 내 인생에서 두 번 다시는 볼 일 없는 똥인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더 지나갈 것 같은 길 위에 떨어져있는 똥이라면
내가 나서서 한번쯤은 치워버려도 괜찮다.
무심코 같은 길을 지나가다가 아까 본 그 똥을 또 보게 되면 나만 손해다.
냄새며, 비위 상하는 것이며, 다른 생각하면서 걷다가 실수로 밟을 위험까지 있다.
더 심각한 상황은 이제부터다.
집에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나가야만 하는 길이라면,
생계를 위해 떠나지 못 하고 하루 9시간 이상 머물러야만 하는 장소라면,
내가 한두번 주워서 치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 땐 똥 싼 놈이든 동물이든 붙잡고 해결을 봐야 한다.
하지만 '이 곳에서 똥을 누지 마시오.' 라든지,
'내가 싼 똥, 내가 치우기.'와 같은 - 바른 말이지만 남에게 싫은 소리일까봐 주저한다면,
그 장소를 떠날 용기도 없다면,
아직까지도 '더러우니까 피하지'라며 회피하고만 싶다면,
결론은 하나 밖에 없다.
똥밭에 뒹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