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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뜨 Apr 05. 2024

일본에서 100세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찾았다.(1편)

인생의 중대사,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한 달 전.


나는 한국에, 남편은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던지라 결혼식은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었다. 

승무원으로서 비행 다니면서 대학원도 다녔던 나는 결혼식 준비까지 함께 하기에 너무 벅차 결국 한 학기 휴학을 선택했다. 


휴학했으니 여유롭게 결혼식을 준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해야 할 일이 어찌나 많던지. 한 달 전까지도 남은 할 일이 태산이었다. 


그리고 그 한 달 전,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한 마디를 듣게 되었다. 이바지 음식을 준비하면서 말이다. 



 

나보다 6개월 먼저 결혼한 오빠가 추천했던 대전의 '기품'.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을 당시 선물로 드릴 만큼 품격 있고 맛있는 곳이란 소리를 듣고 매장을 찾아갔다. 


정확히는 부모님께서 딸이 시댁 식구들에게 잘 보였으면 하는 마음에 예산보다 훨씬 비쌌음에도 불구하고 내 손을 끌고 매장을 방문했달까. 무튼 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바지 음식을 주문하는 와중에 선명숙 명인이 매장을 방문했다. 


바빠 가게에 거의 안 계신다는 명인이 내가 방문했을 당시 잠시 들린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갑자기 명인은 주문하던 우리를 불러 2시간에 가까운 강의(?)를 시작하셨다.


한국의 전통 혼례에 대해 강의를 하러 다닌다는 명인은 우리나라가 이바지 음식을 하기 시작했는지부터 음식마다의 의미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 주셨다. 물론 결혼한 5년이 지난 지금은 기억나는 하나도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단 한 마디는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그때 가게는 오픈 전이라 조명 한 두 개만 켜진 채 깜깜했고, 창문 밖 너머로 비치는 햇살의 역광으로 인해 명인의 실루엣만 보였다. 그래도 개량 한복을 입고 있던 명인의 자태는 연세가 있었음에도 곱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분이셨다. 


이바지 음식에서 시작해, 전통 혼례에 이어 강의 마지막엔 새 출발을 하는 내게 명인의 인생에 대해 고견을 나눠주셨다. 


"긴 인생을 죽는 순간까지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이런 이벤트를 놓치지 않고 충분히 즐기는 거란다."


결혼식과 같은 인생의 중대사 말고도 생일, 명절, 크리스마스, 하다못해 밸런타인데이라도. 매 달 있을 이벤트를 놓치지 않고 챙기다 보면 인생이 좀 더 충만해진다는 명인의 인생에 대한 조언이 나에게 닿는 순간이었다. 




 벚꽃이 피는 4월이 되면 일본은 유달리 부산스럽다. 봄의 꽃내음이 눈으로 느껴지는, 벚꽃 잎이 흩날리는 시기가 된 것이다. 


벚꽃이 만개할 즘, 삼삼오오 공원에 모여 하나미花見, 꽃놀이를 즐기는 문화는 에도시대부터 내려온 일본의 유구한 전통문화이다. 



베이비 보스께서 우시는 관계로 오늘의 글쓰기는 이만 줄입니다.

글을 읽어주신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일본의 벚꽃 놀이는 연인 사이만의 이벤트가 아니다. 가족 혹은 친구, 삼삼오오 다 같이 모여 벚꽃나무 아래 앉아 음식과 술을 즐기며 그 순간을 함께 하는 것이다. 


이맘때쯤 공원에 가면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로 한 가득이다. 아이와 함께 놀러 나온 부모님은 벚꽃 가까이 아이를 들어 올려 사진 찍기 바쁘다. 친구들끼리 놀러 온 사람들은 오전부터 시원한 맥주와 직접 싸 온 도시락을 먹기 바쁘다. 


한국에서도 꽤나 진심인 벚꽃 놀이는 일본에서는 일상이었다.

 


 

그들이 이 순간을 즐기는 방법은 하나미, 꽃놀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에 와서 화과자를 처음 접하게 된 나는 깨달은 것이 있었다. 바로 화과자는 매 달, 그 달의 계절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이 나온다는 점이다. 특히 눈으로 계절을 즐길 수 있게 다양한 디자인이 나오는 것이, 화과자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 시즌이 되면 벚꽃 모양의 화과자 말고도 이 시기의 계절 과일을 이용한 화과자가 나온다.


베이비 보스께서 배가 고프다면서 무척 언짢아하셔서 이만 줄입니다.

모두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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