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를 안가져오다니..

14/08/2024 장사 이야기

by 이상엽

3일의 휴식이 끝나고, 오랜만에 (?) 장사를 하러 가는 날이었다. 장사를 시 작하고 이렇게 쉰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푹 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은 너무 피곤했다. 일어나기 힘든건 기본이었고,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필요한 식기, 재료를 챙겼다. 이상하게도 필요한 물품, 재료를 챙기고 차 트렁크에 싣는 몸이 무거웠다. 이정도로 몸이 잘 안움직였던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정신상태도 마찬가지였다. 왠지 집중이 되지 않고, 빨리 장사를 끝내고 오고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아마 과로의 증상이 아닐까 싶다. 저저번주까지만해도 목요일은 2곳을 가는 날이었다. 그러다 너무 힘들어서 당분간은 이 Milton mini 마켓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대개 목요일이 일주일의 시작인데, 목요일부터 힘을 다 소진하니, 주말이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마켓에 도착하고 장사 준비를 시작했다. 도착을 했는데도 몸이 굼떴다. 평소보다 절반이나 느린 속도로 장사를 준비했다. 평소같으면 1시간도 안되서 다 끝날 일들이, 그날 따라 유독 오래 걸렸다. 그러다가 이제 막 퇴근했을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집에 양배추 썰어논거 있던데, 양배추 챙겼어?"


아뿔싸.. 양배추를 가져오지 않았다. 양배추는 내 메뉴에서 거의 2번째로 중요한 재료인데, 그걸 가져오지 않았다. 평소처럼 빠릿하게 준비했다면 도착하고 거의 바로 알았을텐데, 와이프가 전화올 때까지 난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덕분에 와이프는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야했다. 원래 출근 시간은 11시인데, 어제는 9시에 출근했다. 본인이 열심히 썰은 양배추를 가방에 넣고 말이다. 그리고 난 와이프가 도착하자마자 사죄를 해야했다....

(참고로 와이프는 그 전날 야간 근무를 마친 상태다. 목요일 아침에 퇴근하고 잠시 쉬었다가 11시쯤에 온다.)


양배추를 챙기지 않은건 장사하면서 처음이다. 분명하게 알 수 있는건, 내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분간은 욕심을 줄이고 휴식하는 시간을 좀 더 가져야겠다. 욕심을 부릴 수 있는 것도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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