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빵집 테이블마다 책 펼쳐놓고 앉아있는 사람이 가득하다고 화를 내는 사람들... ... 이해한다. 근데 나는 그렇게 해서라도 나와 있는 사람들 역시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서울의 집값은 정말 높다.
스무 살에 빈손으로 몸 누일 곳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깨달았다. 보증금이라는 목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월세는 더 가혹해진다. 안 살아본 사람들은 체감이 어렵겠지만, 누우면 발이 벽에 닿는 여성 전용 고시원도 한 달에 50만 원은 한다. 창문도 없는 그 좁은 방에서 혼자 며칠이고 있다 보면 사람이 숨통이 막히고 미칠 것 같이 뛰쳐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고시원에 살았을 때, 좁은 방에 들어가고 싶지가 않아서 가능한 밖을 돌아다녔다. 방음은 또 왜 그렇게 안 되는지. 커피 한 잔으로 앉아있을 수 있는 카페가 가장 많이 가는 곳이었다. 집에서는 정말 잠만 자고, 깨어나면 씻고 어디든 나왔다. 요즘 그런 생각을 한다. 지금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누우면 꽉 차는 그 좁고 답답한 방에서 뭘 먹고, 뭘 하며 지낼까.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
물론 그들도 알고 있을 거다.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이 위험하다는 걸.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집 안이 더 위험할 수 있다. 가난, 가정 폭력, 일용직 노동자, 우울증... ... 가볍게 짐작해보아도 너무 많은 이유가 있다.
누구에게나 힘든 날들이지만, 이 시기는 없는 사람에게 더 가혹하다.
그래서 너무 신랄하게 비난하는 어조의 글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함부로 판단하고 비난하고 싶지가 않다. 물론 모두가 이렇지는 않을 거다. 얼마 전에는 집 바로 근처 카페에서 파주에서부터 탈주한 확진자가 잡혀갔다. 광화문 집회를 보며 그 무사안일주의에 화가 났다. 나 또한 2.5단계가 선포된 후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집 안에서 배달음식만 시켜 먹으며 지내고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이제는 집에서 일을 할 수 있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돈이 있고, 고시원만큼 답답한 곳에 살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요즘은 남을 탓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최선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걸, 함께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시기가 빠르게 지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