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없이 진행되는 파킨슨은 엄마를 바꾸었다.
더 자주 더 격렬해진 손떨림은 어깨의 통증으로 이어졌고, 불면의 시간도 늘었다. 누워도 앉아도 서있어도 편하지 않다고 하셨다.
그리고 엄마는 달라졌다.
쾌활하고 에너지 넘치는 안여사는 긍정왕이라, 힘들어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셨다. 늘상 씩씩하게 혼자 해결하려고 애쓰셨다.
하지만 이제는 힘들면 힘들다고 말씀하신다.
부엌에서 식사를 준비하다가도 “아휴, 이거 못하겠다. 누가 좀 도와줘.”
“여보!”
“아들!”
“딸!”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심상찮게 들리고, 도움을 요청하시는 횟수가 늘었다.
그렇게 갑자기 불쑥 엄마가 부르면 누구랄 것 없이 벌떡 일어난다.
“네!”
“왜요?”
냉큼 달려간다.
물론, 뭔가 하고 있을 때 부르시거나, 다 같이 있는데 유독 나만 계속 부르시면 슬쩍 심술 주머니가 차오른다.
그래서 괜히 불퉁하게 “엄마? 여기 나만 있어? 동아! 엄마가 불러!”
동생에게 패스한다.
그래도 결국엔 함께 간다.
반가운 변화다.
그래도 여전히 엄마는 말씀하곤 하신다. “너희한테 짐이 되면 안되는데.”
불안이 엄습해올 때도 있지만, 그건 잠시다. 어려움을 붙들고 계시지 않는다. 긍정왕 안여사답게 이제는 편하게 부르신다.
“누가 좀 도와줘.”
그리고 우리는 응답한다.
“엄마, 또 나야? 왜 나만 불러요!”
투덜대면서도 엄마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이게 가족, 우리는 가족이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병은 짐이 아니라, 결국 일상이다.
엄마의 파킨슨 진단을 받은 지 3년.
처음 들었던 “초기라 괜찮을 거라던 말, 절반은 틀렸다.
엄마를 파고든 파킨슨은 제멋대로 나날이 엄마를 힘겹게 하고 있다.
괜찮다 싶다가고 힘에 부치고, 또 아휴 한숨이 나오다가도 웃게된다. 그렇게 시시각각 변한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계속된다.
매일 새벽 4시 20분, 알람이 울리고 엄마의 하루가 시작된다.
“여보, 아들, 딸!” 엄마는 활기차게 우리를 부르신다.
그리고 우리는 대답한다.
“네, 엄마!”
엄마, 괜찮아?
우리는 괜찮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