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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듭스 Mar 07. 2021

친구들아, 무엇을 보았니?

박형진作 숨바꼭질, 무엇을 보았니? 시리즈, 2021, 렌티큘러


<작가노트>

이 작품들은 여러 이미지를 하나의 화면에서 보이게 할 수 있는 ‘렌티큘러(lenticular)’ 렌즈를 이용해 제작되었다. ‘잘 자라라’와 ‘숨바꼭질’은 작품 앞에서 시선을 좌 우로 움직이면서 그 변환 과정을 살펴볼 수 있고 ’무엇을 보았니?‘ 시리즈는 위아래로 시선을 움직이면 서로 다른 장면이 보이는 작품이다.

잘 자라라’, ‘숨바꼭질’ 은 작품을 감상하던 관람객이 무심코 작품 앞을 지나가려고 할 때, 식물이 점점 자라거나 커다란 잎 새 뒤에서 아이가 ‘까꿍!’하고 나타난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하면 또 다른 소소한 움직임들도 찾아낼 수 있다.

무엇을 보았니?’ 시리즈는 통상적으로 아이와 어른의 시선 높이가 다르다는데서 착안하였다. 작품을 관람하는 아이와 어른의 키 차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작품의 아래쪽을 주의 깊게 볼 것이고 어른들의 시선은 그것보다 높을 것이다. 아이에게는 무언가 ‘사물’들이 보이지만 어른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이때, 어른이 무릎을 굽혀 아이와 시선의 높이를 맞춘다면 아이가 보고 있는 것들을 볼 수 있게 된다. 무릎을 굽히자 보이던 ‘사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시선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된다. 이는 어릴 적 믿고 있던 무언가의 ‘존재’를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잊게 되는 과정을 상징한다. 또, 각기 다른 시선의 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 있어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21. 3. 양평군립미술관 컨테이너 아트랩 전시전경.


박형진 19회 개인전 전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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