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피어리 정원사 타이니키즈
박형진
작가노트
< 토피어리 정원에서
In the Topiary garden >
나는 오래 전부터 ‘정원 garden’을 꾸준히 그려왔다. 그 첫 시리즈는 도심 속 건물의 ‘옥상 정원’을 그린 ‘아버지의 정원(1996)’이었다. 이어 2004년쯤부터는 작은 ‘아이’가 등장하는 ‘정원에서 놀기’ 시리즈를. 이후, 시어머니께서 가꾸어 놓은 시골집 정원을 ‘당신의 정원’, ‘남겨진 정원’ 이라는 이름으로 화폭에 남겼다. 동글동글 소박한 형태의 ‘토피어리 topiary’는 당시 시어머니가 가꾸어 놓으신 시골집 정원에도 있었고 현재 부모님께서 가꾸어 놓은 정원에도 있다. 나는 회양목, 구상나무, 향나무 등을 가위로 정성스럽게 잘 다듬어 원하는 모양을 만드시는 당신들의 모습을 종종 지켜보곤 했다.
그리고 2022년 또다시 ‘정원’을 배경으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정원은 가족 등 타인들이 가꾸어 놓은 정원이 아닌, 나 자신(혹은 그림 속 등장인물 ‘타이니키즈’)에 의해 가꾸어진 ‘토피어리 정원 topiary garden’이다. 지금 내가 그리고 있는 ‘토피어리 정원’은 현실과 상상이 뒤섞인 ‘상상다반사 想像茶飯事(2004)’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박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