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듭스 Jul 09. 2019

8월의 크리스마스_행복

그림 글 : 박형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주인공 한석규, 심은하.

두 배우의 담백한 연기는 오래도록 여운이 남아 내 기억 한구석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 영화 상영 100년을 기념한 전시 참여 의뢰를 받았고, 기획안을 살펴보다가 문득,

‘그래, 이번에 “8월의 크리스마스”를 다시 봐야겠다!

결심하고선, 유튜브에서 영화를 구입 후, 몇 번이나 다시 보았다.


한석규의 목소리, 표정. 그때도 레전드였구나..

심은하, 다시 봐도 너무 사랑스럽다..

다림은 왜 사진을 보고 웃었을까?...

...




모쪼록 나는, 삶과 사랑 그리고 죽음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있는 이 아름다운 영화를 그려보기로 마음먹었다.


최근 내 작업의 연장이면서 영화를 돋보이게 표현할 수는 없을까?

고민 끝에, 어릴 적 극장 입구에 걸려있던, 그림으로 그린 영화간판을 떠올렸다.


이 영화의 상징인 초원사진관을 배경으로 깔고, 두 주인공의 알콩달콩 데이트 장면을 전면에 크게 집어넣아야겠다. 그런데, 둘의 포즈는 어떻게 할까?...

행복을 상징하는 새잎 클로버를 들고 있는 게 좋겠네!


영화에서 정원은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버렸지만, 둘이 오랫동안 함께 행복한 모습으로 남아있길 바라는 내 마음을 그려보았다.

이 그림은 그렇게 나의 단순한 바람에 의해 탄생하게 되었다.



영화의 메이킹 필름을 찾아보니,


영화 마지막에 다림이 웃은 건 정원의 죽음을 인지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시간이 지난 자신의 오래전 모습을 그냥 추억으로 바라볼 뿐이었다고 해야 하나?

예전에 데이트했던 정원을 그리워하거나 찾으려고 사진관에 온 것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질척댐이 1도 없는 쿨한 성격의 소유자 다림!

내 해석이 맞다면.. 하늘나라의 정원이 좀 섭섭해 할 수도...ㅎ



“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 정원의 마지막 독백 『8월의 크리스마스』 中 -
 



전시정보
100movies100artists
2019. 7. 5 ~ 7. 28
롯데 잠실 에비뉴엘 6층

박형진 作_8월의 크리스마스_2019 참고) 이 작품 중앙의 세잎 클로버는 ‘행복’을 상징하며, 축광안료를 사용하여, 주변이 어두워지면 더욱 밝게 빛난다.

덧) 한석규 배우님 최근 근황 검색하다가.. 소속사 이름이 ‘클로버’인 거 보고 깜놀^^a


관련기사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