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카톡이 하나 왔다. 예약해둔 프리퀀시 기프트를 찾아가라는 스타벅스의 카톡. 저녁에 육퇴 후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친구를 만나기로 했으니까 친구 만나기 전에 지하철역 앞 스타벅스에 들리면 딱 효율적인 동선이겠군. 후훗.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모아서 플래너를 받아온지도 수년이 지났다. 일부러 모은것은 아니지만 평소에 누군가를 만날때 손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스타벅스이다보니 프리퀀시가 잘 모이는 편이고, 플래너를 준다니까 또 받게된다. 받아도 그걸 잘 활용하는 건 아니어서, 보통은 친구나 부모님께 드리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올해는 스타벅스 플래너 받는 것이 꽤나 기대가 되었다. 내가 야무지게 잘 활용해볼 생각이다. 이렇게 기대가 커진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육아휴직을 하면서 회사에서 매년 받던 플래너를 받지 못하게 된 것도 있고, 무엇보다 엄마가 되면서 알찬 시간관리가 아주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아기가 없을 때에도 나름 바쁘게 지냈지만, 솔직히 낭비하는 시간이 많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밍기적거리며 짐을 싸서 회사에 가고, 점심시간에는 동료들과 밥을 먹고 카페에서 수다 타임, 퇴근하면 녹초로 돌아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랜다는 핑계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몇시간씩 보기도 했다. 엄마가 된 후로는 과거의 내가 굉장히 사치스럽게 시간을 보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영유아를 돌보다 보니 아기가 깨어있는 시간은 기본적으로 엄마도 아기에게 집중해야 한다. 다른 일을, 특히 집중을 요하는 일은 할 수 없다. 예전처럼 넷플릭스를 몇시간씩 보고있으면, 아기와 관련되지 않은 일들은 전혀 진행할 수 없다. 육아 휴직하면서 아기 일 말고 다른 무슨 일?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경력을 관리해야 하는 이시대의 직장인으로서 육아 휴직중에 마냥 놀다가는 감 떨어질것 같은 불안감도 있고, 자기 관리 시간을 조금이라도 갖고싶다는 생각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 관리와 에너지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아기가 태어난 후 지난 몇달 동안 시간관리와 에너지 관리가 필요함을 인지하고 아주 조금씩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들은 가차없이 대하기로 결심했다. 힘들어도 체력을 기르기 위해 동네 헬스장에 출근도장을 찍기 시작했고, 밀프랩을 하고, 육퇴후 계획해둔 자기관리를 미루지 않고 해보기 시작했다. 이걸 시작하는데 몇달이나 걸렸다는 사실이 아쉽기는 하지만, 아직 나의 육아 휴직 기간은 꽤 남아있다. 더 좋은 엄마가 되는 시간으로 그 기간을 채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