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Andalucía: Seville, Málaga y Granada
말라가에서 alsa버스를 타고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그라나다로 떠났다. 우리는 말라가 대신 코르도바를 가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했다가도 말라가에서 잘 쉬었기 때문에 아무런 후회는 남지 않았다. 단지 스페인을 다시 온다면 꼭 한 번 가리라 다짐했다. 그라나다로 말하자면, 무슬림 문화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도시로서 가장 유명한 "알람브라 궁전"이 대표적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플라멩코의 본고지! 그곳에서 우린 진정한 스페인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솔직히 다른 도시보다는 조금 위험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아무래도 좀 못 사는 도시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렇다고 저녁에도 못 돌아다닐 만큼의 아찔함은 아니다. 결국 버스를 5~6시간가량 타고 도착했을 때 우린 이미 녹초가 되어있었다. 게다가 숙소는 항상 정류장에서 먼 곳에 위치했기에 또 큰 캐리어 가방을 끌고, 이고, 지고해서 대략 오후 5시경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우린 방에서 내뿜는 음산한 기운에 소스라치게 놀라 얼른 준비하고 근처 슈퍼를 갔다. 그냥 주변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조금은 배도 고파서 그렇게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찰나에 슈퍼에서 와인 한 병을 샀다. 스페인의 좋은 점 하나는 와인이 굉장히 저렴하면서 입맛에 착 달라붙는다는 것이다. 한국 애슐리 와인보다는 좀 더 고급진? 맛이 나지만, 그래도 가격은 그것보다 더 저렴하니 순간 우리 둘은 서로 얼싸안고 춤을 췄다. 하지만, 문제는 와인 따개가 없다는 것이었다. 패닉한 우리는 별 희한한 도구를 다 사용했으나 결국 숙소 키로 보기 좋게 와인병을 따고 방에서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방에서 술을 마시는 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죄송합니다.) 약간의 알코올 섭취로 알딸딸해진 우리는 빠르게 채비하고 La Alborea에서 플라멩코 공연을 라이브로 볼 생각에 바삐 움지였다.
플라멩코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우리나라의 판소리와 비슷하게 여겨졌다. 무언가 '한'이 느껴지면서 왜 스페인과 한국의 유사점을 말할 때 나오는 것이 성격인지 알 것도 같았다. 특히, 여성의 목소리는 왠지 영화 'Frida Kahlo'에 나온 Chavela Vagas의 'La Llorona'와 비슷해서 더더욱 구슬펐다. 실제로 각 독 무대를 보면서 눈물을 훔친 것도 사실이다. 그라나다 말고 다른 도시에서도 볼 수 있으나 지역 특성상 가장 유명한 그라나다에서 관람하기로 한 것이었다. 또한, 플라멩코 공연은 La Alborea 말고도 여러 군데에서 하지만, 학생증을 제시하면 할인해주고,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하면 더 할인 가능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VfodRPeOiWU)
우린 그렇게 플라멩코를 통해 스페인이란 나라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비록 그 날 하루였지만, 무언가 서로 통한다는 생각에 잠도 설칠 만큼 설레었다. 그렇게 그라나다에서의 하룻밤이 지나고, 내가 가장 기다리고 기대했던 알람브라 궁전을 보러 가기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우린 제법 그럴싸한 (Tripadvisor 추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다른 데와 다르게 애피타이저, 메인 디쉬 2개, 그리고 디저트까지 코스요리로 나온 음식점에서 우린 배부르게 한 끼 식사를 했다. (왼쪽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빠에야, 파스타, 생선:대구요리(Bacalao), 와 구운 닭요리(Pollo asado))
늦은 점심을 먹고, 부랴부랴 우린 알람브라(Alhambra) 궁전을 찾아 나섰다. 가파른 언덕을 지나 굽이굽이 계단길을 지나고서야 궁전이 나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거기 지나다니는 셔틀버스 그리고 그냥 버스도 있다고 한다. 우린 티켓을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했기에 굳이 줄을 서서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알람브라 궁전을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박물관 그리고 잘 정돈된 정원.
마치 큰 극장 혹은 글레디에터에서 나오는 경기장 같은 것도 있었다. 이 곳은 둥그런 원형으로 되어 있어 신기했다.
당연 알람브라에도 큰 성은 존재했다. 특히 위에 보이는 성은 말라가에서 봤던 성과 유사하다. 이름마저 똑같이 Alcazaba였다.
그라나다 하면 알람브라. 그렇다면 가장 보편적인 이미지로 떠오르는 위 사진은 구글 검색에서 나오는 것만큼 아름답게 사진으로 찍히지는 않는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우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들어갔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었던 것도 같다. 하지만, 그래도 그 당시 이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셀카봉을 이용해서 위 천장과 옆 타일을 찍었다. 옆에 한국 관광객들이 '정말 살신성인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린 열심히 찍었다. 궁 안에 들어가서야 섬세한 문양과 이런 디테일을 살릴 수 있다는 데에 감탄사를 내뱉으면서 끊임없이 찍었다.
미로처럼 되어있는 정원은 한두 개가 아니라 여러 개 있었다. 특히 오렌지 나무가 정원 틈틈이 있는 것이 인상 깊었는데 계속 아이유의 '제제'가 생각난 건 기분 탓이리라. 아래 지방이라 날씨가 후덥지근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마드리드보다 더 쌀쌀했다. 이유인즉슨 정말 1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한 폭우가 우리가 머물렀을 때 내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일기예보를 보고 돌아다녔기에 해가 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더 많은 걸 보고자 서둘렀다.
우린 티켓을 구매할 때 알람브라에서 유명한 두 장소 관람만 가능한 걸로 구매했었다. 그중 하나가 위 사진들에서 보이는 장소이지만 그때 당시 공사 중이어서 그마저도 정말 휘리릭 볼 수밖에 없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 찍은 전경.
역시 빼먹을 수 없는 오렌지 나무.
상당히 많은 중국인들이 관광으로 왔는데 통역하는 가이드가 상당히 강조해서 나도 모르게 그 무리에 섞여서 같이 한 컷 찍었다.
정말 마지막으로 나왔던 분수대.
왜 스페인 조경이 유명한가에 대해서 알람브라는 명확하게 알려줬다.
부랴부랴 알람브라 궁전 구경을 마치고 나가려고 할 즈음 거센 빗방울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우린 아침에 사놓은 우산을 가지고 있었기에 마지막 목적지였던 유명한 스페인 작가 Federico Garcia Lorca의 생가 겸 박물관을 들를 수 있었다. 수요일에는 티켓값도 무료라고 해서 빗발치는 폭우 속에도 꿋꿋하게 보러 갔었다. 고생한 만큼 보람은 더했다. 실질적으로 알람브라 궁전보다 그곳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무언가 관광객도 없고 소규모로 진행되었던 생가 투어는 무언가 스페인을 겉핥기식으로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