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하루의 냄새들
매일 마주하는 거울 속 내 얼굴.
이목구비를 요목조목 보며 생각한다.
훌륭한 앙상블을 이루지는 못하지만, 조악한 앙상블까지는 아니라고.
머리칼을 한번 쓸어 넘기며 마음도 가볍게 쓸어 내린다.
이번엔 좀 더 따스히 내 얼굴을 마주해봐야지.
그런데 말야.
지금 내가 보는 이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이 모습이 진짜 내 얼굴일까.
아니면 타인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진짜 내 얼굴일까.
거울 속 유리, 타인의 눈, 카메라 렌즈.
왜곡되기 쉬운 매개체들 중 비로소 진짜 내 얼굴을 비춰줄 수 있는건 과연 무엇일까.
어쩌면 나는 평생 진짜 내 얼굴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한번 트인 생각의 물꼬는 멈출 줄을 모른다.
생경한 물길만을 골라 요리조리 흘러간다.
지금도 들여다보고 있는 내 얼굴이
진짜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꽤나 억울한 이 기분.
쉼없이 빠르게 흘러간 생각들이 이내 한 곳으로 모인다.
그래.
어차피 나의 진짜 얼굴을 평생 모르고 살아가야 하는 숙명이라면,
나는 나만이 알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을 매일 들여다 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