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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뮤지션의 미발표곡

새해 첫날 메일이 도착했다

by 써나 sseona



지하철 입구에 다 달았을 때

진하게 풍겨오는 버터에 빵 굽는 내음이 났다


“ 아 내가 좋아하는 냄새다”


비로소 오랜만에 외출한 게 실감이 났다


마침 에어 팟에서는 한차례 인기 있었던

드라마의 ost가 흘렀다

첫 소절은 영어로 다음 소절은 한국어로

낯설지만 기분 좋은 인디밴드의 목소리가

어쩐지 아련한 느낌을 들게 했다


그리고 잠시 잊고 있었던


올해 첫날 도착한 메일 한통이 생각났다




새해 첫날 어떤 밴드의 미발표곡을

신청한 분들에게 보내준다는 뮤지션의

sns의 글을 보고 디엠을 보내 신청한 적이 있다


새하얀 눈이 내렸던 그날

나는 밤새 컴퓨터로 디자인 책 편집 프로그램과

씨름하다 문득 메일함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우연히 열어본 메일에는

장문의 편지와 함께 미발표곡이

정말 들어있었다


코로나 시국과 겹쳐 음악활동에

제약이 많아 몇 번이고 내려놓으려 했다가

눈에 내린 발자국을 보며 밤새 썼다는

내용의 글과 음악을 듣고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뻔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답장으로

메일을 보내준 뮤지션에게

응원과 감사의 디엠을 보내고

그 미발표곡이, 그 마음이 소중해서

고이고이 아껴듣는 나만의 노래가 되었다


아직 누군가와 공유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이 미발표곡이 세상과 그 마음이 닿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조용하지만 열렬한 마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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