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하게, 성실하게
자신만의 이야기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저마다 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품고 산다. 나도 그렇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책을 읽어왔다. 주위에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사람을 봐도 별 생각은 없었다. 부러움조차 생기지 않았으며 그저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싶다는 욕심뿐이었다. 독서를 하며 살아온 세월 동안 적지 않은 풍파를 겪으며 내 안에 이야기들이 쌓였고, 마침 포화 상태가 된 때 자각했다.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던 그때를 기억한다. 안타깝게도 정확한 날짜와 시각을 기록해 놓진 못했다. 2024년 7월. 사무실 책상 앞에서 생각했다. 써야겠다. 그게 무엇이든. 내 안에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들이 가득 차 있음을 느꼈고, 그것들을 풀어내야겠다고 결심했다. 거기에 퇴사까지.
2024년 8월 퇴사, 10월 주 5일 글쓰기 시작, 11월 블로그 시작, 2025년 1월 브런치 작가 승인, 6월 1인 출판사 설립, 7월 첫 책 출간. 1년 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의 일을 하며 월급만 받던 사람에서, 여러 각도에서 문제를 살펴보고 변화를 꿈꾸는 사람으로.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는 내 일을 하는 '쓰는 사람'이 되었다.
이런 변화에 많은 도움이 된 것은 브런치스토리도 한몫했다. 독자와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연재 시스템. 최소 주 1회, 최소 10화까지 글을 써야 발간할 수 있는 브런치북을 만드니 자연스레 습관이 생겼다. 꾸준히 쓸 수 있고, '써야만 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아직까지 연재를 밀린 적도 없다.
성실함은 자부할만 하나,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에 '깊이 읽기'를 하고 있다. 좋은 책을 읽고 명문장을 읽고 그것들이 왜 좋은지 내 글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계속 읽고 쓰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마음 속 호수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날이 오겠지.
앞으로도 브런치를 잘 활용하고 싶다. 어떤 글을 쓸지 여러 주제도 생각해 두었으며 세세한 부분은 조금씩 채워나갈 예정이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생각나면 브런치 앱을 열어 메모를 한 뒤 저장 버튼을 누른다. 초고든 무엇이든 우선 써야 한다.
떠오르는 생각이 휘발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기. 일단 쓰기. 모든 글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