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반려카메라

by 쓸쓸

봄이다. 집순이인 나도 한번 밖으로 나가면 집으로 돌아가기 싫은 봄. 요즘 외출 필수템은 카메라다. 울 강아지도 내가 카메라를 매면 산책하러 나가는 것을 아는 눈치다.



아침에 일어나면 강아지에게 영양제와 밥을 먹이고 산책을 나선다. 울 귀요미가 걸을만큼 걸었다 싶으면 내가 앞으로 매는 강아지 가방으로 쏙 들어오게 한다. 노견이라 오래 걷게 할 수는 없다.


그다음부터는 나의 시간이다. 강아지와 카메라의 무게를 감당하며 걷는다. 여기저기 카메라에 담고 싶은 곳을 찾으면 셔터를 누른다. 그렇게 걷다 허리가 아프면 공원 벤치에 멍하니 앉아 풍경을 본다. 카메라를 통해 멋진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 평온하다, 충분히.


작고 소중한 것들을 눈에 담는 일에서 행복을 느낀다. 봄에 움트는 생명에게 고맙다.


평온한 우리의 시간을 잊지 않겠다. 소중히 담아두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매일 써요, 계속 써요, 그냥 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