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저작권법

내 저작권, 네 저작권

by 쓸쓸

이번에 만드는 책에 직접 찍은 사진들을 최대한 실으려 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분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부지런한 퇴고가 필요한 글과 달리, 사진은 그보다 빠른 시간 안에 괜찮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으니까. 많이 찍고 많이 담을 뒤 참여한 독립출판 수업에서 저작권에 관한 내용을 들었다.


예쁜 카페에 가서 사진을 찍고 책에 실어도 괜찮겠지, 하며 일단 분량을 늘렸는데 그래선 안 되었다. 저작권에 대한 내 지식은 영화나 드라마 볼 때, 음악을 들을 때 결제가 필요하다는 정도였다. 막연하게, 남의 것을 함부로 가져다 쓰면 큰일 난다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저작권에 대한 문제는 남의 일인 줄 알았다. 작곡가 표절 시비는 셀 수 없이 봐왔으며, 국내 작가가 저작권 양도를 문제로 수상을 거절한 일도 있다. 그만큼 저작권이 중요한 것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내 책에 적용하려니 왠지 무서웠다. 그래서 법제처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노동 관련 법들은 찾아봤어도 저작권법을 검색하게 될 줄은 몰랐다.


법을 통해 창작물을 보호한다는 것은 알겠으나, 해석은 자의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국저작권위원회>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사례들을 찾아봤다. 피사체를 선정하는 것도, 구도나 빛의 방향, 셔터스피드 등 촬영자의 창조성이 인정되면 창작성이 있다고 한다. 내가 찍은 사진의 저작권은 나에게 있는 것이 맞겠으나, 그래도 딱 맞는 경우를 찾지 못했다.


카페에 전화하여, 사진을 사용해도 되는지 물어봤으나 답은 받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이 크다. 다른 사람이 봐도 잘 나왔다고 하는 사진이라 더 그렇다. 그 사진은 책에 넣어도 될까, 넣으면 안 될까. 함부로 판단할 수 없어 정말 어렵다.


법치 국가에서는 법을 지켜야 마땅하다. 2025년 6월 2일 기준으로 현행법령이 6,142개가 나오는데, 또 입안 예정인 게 105개라는데 그것들을 어떻게 다 알고 지킬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조심하는 것. 조금이라도 찝찝하면 쓰지 않는 것뿐.


혹시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면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일러스트나 사진뿐만 아니라 음원, 글꼴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데 무료라고 해서 조건 없이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출처 표시'등 이용 조건은 꼭 확인해야 한다.


저작권에 크게 치인 뒤로는 사진을 찍기 전 나도 모르게 생각을 먼저 했다. 이 구조물에는 저작권이 있을까? 없을까? 그렇게 카메라에 담을 피사체에 제한이 생겼다. 아무것도 모를 땐 그저 셔터만 누르면 됐는데 겁을 먹었다. 그러다 생각을 바꿨다. 저작권은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찍자고. 사진을 찍는 즐거움을 누리며 먼저 실력을 늘리자고. 어차피 내 책에 무조건 실을 수는 없는 것이니까.


아무래도 책에 넣을 사진은 꼼꼼히 다시 봐야겠다. 조심조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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