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마감 완료

고생했다! 이제 좀 즐겨!

by 쓸쓸

어찌어찌 인쇄소로 보낼 파일을 마감했다.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하는 데까지 해보자며 시작한 인디자인 작업을 일단락한 것이다. 몇 주 뒤에 샘플책이 나오면 다시 수정을 해서 최종본을 만들어야겠지만, 1차 완성을 했으니 조금은 놀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집에 가는 길에 읽고 싶은 전자책을 구매했다. 종이책으로 사서 읽을까 했지만, 깨끗이 읽고 중고서점에 팔 생각을 하면 스트레스라서 포기했다. 그래서 편리한 전자책으로 결정! 배송비를 내지 않는 주문 최소 금액을 맞추지 않아도 되고, 인터넷 연결만 되면 다운로드하여서 바로 볼 수 있으니까 돈도 시간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기기에 다운만 받아 놓으면 어디에서나 읽을 수 있어 좋다.


나는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더 선호한다. 얼마 전 과감히 책장 하나를 비웠는데 그 덕에 공간도 넓어지고 여유가 조금 생기며 전자책 찬양을 하게 된 것이다.


아무튼, 구매한 전자책의 제목은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독립출판으로 나왔던 책인데, 인기가 꽤 있었던 것 같다.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 빈자리에 앉아, 귀에는 무선이어폰을 꽂고,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너무 슬펐다. 눈물을 참으니 콧물이 났다. 이렇게 슬픈 일을 이렇게 담담하게 쓰다니. 작가의 어깨를 토닥토닥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서둘러 앱을 종료했다. 계속 읽다가는 내 눈물샘이 폭발할 것 같아서.


이번 인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부족한 글로 종이를 낭비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도 한 번은 해보자고, 시작을 했으니 끝까지 해보자고 나를 다독였다. 인생에 한 번쯤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다음부터는 전자책으로만 출판할 예정이지만 엽서집은 만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독자로만 존재했을 때는 할 수 없었던 생각이라 괴로우면서도 새롭고 신기하다.


누군가는 내게 투고를 하거나 공모전에 응모하라고 한다. 사실 어딘가에 보여줄 만큼 써놓지도 못했을뿐더러, 급히 쓴다 한들 수많은 원고 중 내 것이 채택되리라는 자신이 아직은 없다. 그러다 영영 내 책이 나오지 못할 수 있으니 일단 직접 편집을 하는 것이다. 물론, 교정교열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 외주를 맡기고 싶지는 않았다. 돈은 돈대로 쓰고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그때 투고해보고 싶다. 아직 해야 할 공부가 산더미다.


글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아 시도한 독립출판 준비. 잘 되어가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진도에 맞춰서는 나름 따라가고 있다. 부족하더라도 마감에 늦지 않게 파일을 제출한 나를 칭찬하며, 일단 좀 놀아야겠다. 남들 다 자는 시간에, 불 꺼놓고, 조용히 이북리더기로 책을 읽으며 펑펑 울어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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