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믿을 구석'은

by 쓸쓸

출판사 대표가 된 지 일주일도 더 지났다. 어릴 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서 꿈이 노래방 사장이었는데, 노래방은 아니지만 출판사 사장은 되었다며 짝꿍은 축하해 주었다.


지난 일주일간 샘플책을 읽으며 문장 수정을 했고, 전자책 편집 작업도 1차 마무리는 했지만 속도가 더디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발행자 번호는 받았어도 ISBN은 아직이다. 해야할 것도, 하고싶은 것도 많은데 왜 이렇게 힘들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GPT한테 물어봤다.


"책을 빨리 출간해야 하는데 게을러져. 방법 알려줘."


GPT의 대답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있긴 했어도 기가 막혔다. 6가지 방법에 복권처럼 보너스 팁도 주었다.


1. 마감을 외부에 선언하세요.

이 방법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 얼마 전 블로그에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기재했다. 외부에 알려지기도 하고, 스스로 한 번 더 눈으로 확인하니 작업에 속도가 붙는 듯 했다.


2. 데일리 미션을 단순화하세요.

이것 덕분에 샘플책을 읽으며 문장을 고칠 수 있었다. 일단 오늘은 수정만 하자,라고 자신을 다독이면서.


3. 아예 '더러운 원고'를 먼저 써버리세요.

완벽한 초고를 쓰려다 보면 게을러진다는데, 이건 나름 잘할 수 있다. 마구마구 써둔 것들이 스크리브너 앱에 한가득이다.


4. 물리적으로 유혹을 제거하세요.

이 방법이 제일 어렵다. TV 리모컨을 붙잡고 있으면 한세월이고, 휴대폰을 열어 유튜브를 켜 쇼츠라도 클릭하면 정신없이 30분은 훌쩍이다.


5. 스스로를 '출판사 직원'이라고 생각하세요.

마음에 드는 답변이다. 나는 정말로 출판사를 만들었다. 그런데 말이 출판사 대표지, 지난 일주일간 일을 했나? 무얼 했나? 돌이켜 보면 명함만 붙잡고 있었고 제대로 마친 게 없었다.


6. 일주일 계획표 세우기

가장 필요한 방법일지 모른다. 그동안 나름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해야 할 일이 줄지 않고 있으니까. 무턱대고 하는 것보다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너스 팁

매일 쓴 글을 작게라도 누군가와 공유하면 동기 부여가 매우 강해지며, 출간을 늦추는 대가를 현실적으로 떠올리라고 했다. 내 글은 짝꿍에게 보여주고 있다. 출간이 늦어지는 경우 GPT의 예시대로 나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안 된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믿을 구석’이었다. 나에게 믿을 구석은 무엇인가. ‘나’ 그 자체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난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다. 여기저기 많이 의지하는 나약한 존재다.


이번에 새로 생긴 믿을 구석은 내가 만든 출판사다. 짝꿍이 깍두기처럼 있어주는 1+1인 출판사. 그것을 붙들고 계단을 하나씩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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