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by 김한슬



이제야 인사를 건넨다.

많이 늦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지금이라도 인사를 건네고 싶어졌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서 매일이 새로웠고 그만큼 불안했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몸을 밀어 넣듯 들어가던 날들이 이어졌다. 캠퍼스는 생각보다 넓었고 사람들은 많았고 이름을 외우기도 전에 관계가 쌓였다가 흐트러지곤 했다. 어제 친해진 얼굴이 오늘은 낯설게 느껴지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그 모든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루는 늘 새로운 일정으로 채워져 있었다. 시간표를 들여다보는 일조차 괜히 즐거웠고 강의실을 옮겨 다닐 때마다 이곳저곳을 처음 걷는 기분이 들었다.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도서관에 앉아 보내는 시간도, 익숙하지 않은 아르바이트 자리도 모두가 이제 막 시작된 생활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하루가 금세 지나가 버려 아쉬울 때도 있었고 다음 날을 미리 떠올리며 괜히 마음이 앞서가기도 했다.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마저도 그 시절에는 부담보다 기대에 가까웠다.

사람을 만나는 일 역시 서툴렀다. 좋아하는 마음과 불안이 뒤섞여 방향을 잃었고 괜히 앞서 나갔다가 혼자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 넘어지기도 했다. 감정을 다루는 법을 몰라서 마음이 먼저 다치고 나서야 이유를 찾았다. 관계는 생각보다 빠르게 생겼고 또 조용히 흩어졌다. 그 과정에서 남은 감정들은 정리되지 않은 채 쌓여갔지만 그 모든 경험이 쓸데없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건 훨씬 나중의 일이다.

그만큼 진심이었고 그만큼 어렸다. 완벽하지 않았기에 더 많은 방향을 고민할 수 있었고 서툴렀기에 더 많은 선택 앞에 설 수 있었다. 그때의 불안은 무능해서가 아니라 처음이어서 생긴 자연스러운 흔들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늦었지만 인사를 건넨다. 잘 해냈다고 충분했다고.

지나가 버렸지만 그 시절의 마음은 아직 남아 있다. 새로운 일 앞에서 괜히 설레는 순간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한 번 더 발을 내딛는 습관들. 그 모든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스물은 그렇게 처음이어서 서툴렀고 서툴러서 더 진심이었던 시절로 조용히 기억 속에 남아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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