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세월에 실린 너

이별과 이별하기

by 오디ssey

2025년이 이제 하루 남았다

하루가 일 년 같더니. 이제는 하루는 하루가 되었다

올해 90이신 엄니는 내년이면 90수를 넘어 91세가 되신다.

울 엄니는 아버지가 47세에 가셨으니 43년을 홀로 버티신 것이다. 더더욱 오래 버텨주시길 기원하며.,


엄니는 그 오랜 시간 아부지가 꿈에조차 찾아오지 않아 서운하다고 하셨다.

위로의 말로, 돌아가신 분이 꿈에 나오면

첫째는 그분이 가지 못 할 미련이 남아 못 가시는 것이고. 둘째는 살아남은 자의 힘든 삶이 망자를 차마 못 가게 붙잡는 사연 때문이라고 했다.

엄니 꿈에 아부지가 나타나지 않은 건 엄니나, 아부지가 두루두루 평안하시기 때문이라고 위로했다.


내 평생의 짝이었던 남편은 나를 두고 가면서

두 번 내 꿈을 찾아왔다.

첫 번째는 장례식을 끝내고 집에 들어온 날

그는 혼자서는 옷을 사본 적이 없으면서도, 새 옷을 샀다고 길거리 흔들흔들거린 거대한 풍선처럼 춤을 추었다. 자랑하듯이~

그의 흔들흔들 거리는 춤사위는 잊히질 않는다.


두 번째. 그가 꿈에 나타났다

그가 가고 죽을듯한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미치듯

보내는 하루가 싫었다

한 해를 혼자 보내기 싫어 우연찮은 산행모임으로 한 해를 보내게 되었다가 섬에 갇혀 신년을 맞이했다.

감사했다. 고마웠다.

아마 혼자 한해를 맞이했다면 난 미쳤을 것 같았으니.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고 온 날

피곤해 늘어져 자던 내가 무심결에 실눈을 떠보니

그는 내 침대 옆자리에 누워 있었다

무섭지는 않았고 익숙하지는 않은 느낌으로

" 당신 죽었잖아"

그랬더니 그는 툴툴 털듯 일어나더니..

" 아 그랬나? 그럼 가야겠네" 하며 일어섰다.


그 느낌이 강렬해 정신이 들자마자 메모를 했다.

그는 그렇게 갔다는 느낌에 아침 내내 눈물이 났다.


엄니의 꿈에는 나타나지 않으셨던 울 아버지.

내 남편은 3일 후 보낸 그날에도.

새해를 보내는 그날에도

그는 웃음을 주었고 미련도 주고. 갔다


이제 그렇게 간 그날로 다시 한 해가 가고 있다

간다는 건....

가는 사람도 남는 사람도 상처일 것이다.

나는 상처가 상처여서

간직할 것이. 있어 그냥 고마울 뿐이다.

그대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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