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과 이별하기
갑자기 떠나 빈자리가 되어 버린 첫사랑이자
남편이었으며 가장이고 아빠였던 그는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절여진 가슴은 짠내가 나도록 눈물밖에 나오질 않는 이름이다.
세상은 사랑만이 사는 곳이 아니구나
세상은 아픔만도 남는 곳은 아니었네
순하디 순한 아들이 그가 가는 날 누나와 내 앞에서
고백을 했다. 아빠한테 받은 슬픔과 아픔을~
나 역시도 공감하는 상처였기에 장례식 내내
욕을 할 수밖에 없고 슬프면서도 화가 나는 상황을
어쩌하지 못해 욱욱 소리 지르고 싶었다.
그럼에도 그 상황에는 절제된 욕만 나올 뿐.
그 욕조차 내겐 감당할 수 없는 밑바닥 울분이었는데 ,
늘 윽박지르고 화 내고 탓하고 지적하던 그에게
아들은 일어날 수 없는 자멸에 빠져 있었다
30년이 넘도록 부비고 살던, 늘 두려운 존재였던 그에게 나 역시 남편은 매일 눈치 봐야. 하는 존재였다.
그가 가고 년수가 3번 넘어갔다
아들이 졸업과 취업을 하고는 나를 찾아왔다
우리는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가버린 그를
회상을 하면서도 아픔을. 천천히. 들어냈다
우리의 이 감정이 무엇인지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상처받고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빠져 박사과정을
1년 남기고도 칩거에 빠진 아들
착한 병에 걸린 거란 소리를 듣도록 헤어나질 못한
미련퉁이 아내인 나
나의 과거는
내 아들의 과거는 온통 암울했다
그는 말이 없어 변명도 설명도 없이 회피도 없었다
그래도 이제는 후회도 미련도 없다
그것이 먼저. 간 사람의 특권인 것만 같다
미우면서도 그립고
서운하면서도 보고 싶고
화가. 나면서도 생각나는 이름
남편. 아빠.
아들의 미래는
내 아픔은 차치고도 현재를 극복하길 바랐다.
일어나길.. 성장하길.
이제 우리의 과거는 네가 가져가고
남은 우리들은
이제. 미래를 가져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