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란 슬픈 비

이별과 이별하기

by 오디ssey


여름이어도 비가 오지 않고 있는 7월 초.

예전 같았으면 벌써 축축한 장마가 시작되어야 하는데 ,,

무더위가 시작되어도 잠깐순식간의 열기조차 식히러 오지 않는 빗줄기는 장마의 끝을 알리는 것 같았다.


웬걸~늘 청개구리 같던 일기예보가 맞아떨어졌다.

비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 차도 간질거리게 사람을 그립게 만드는 너란 비

그랬던 비가 그제부터 예고편도 없이 하늘에서 구멍이 난 듯했다.

아침이 아닌 새벽녘에도 재난 사이렌 같은 빗소리에 깨고는 창문으로 다가갔다.

“도대체 얼마나 온 거야? ”

어제저녁에도 재활용을 버리러 가는 사이에 내린 고약한 비는 예고도 없이 찾아와서는 심술궂게 뺨을 때리고 나서는 온갖 몸을 후려쳤다. 순식간에 옷이 흠뻑 젖었다.

“원하던 비가 오는데 나 이제 뭐 해야 하지?”




준비가 없는 순간에는 당황이 아닌 침묵을 하게 된다. 알고는 있는데.. 알고는 있었는데 말이다

예전에는 내가 싫어하는 비가 오면 창문을 닫고 소리를 차단했었다. 이 구질구질 시끄러운 비!

톡톡도 아니고 퍽퍽도 아니고 주루룩도 아니고 쭈욱 쭉~

진짜 오늘 이노옴의 비는 새벽녘 잠꼬대도 지독하다.. “꽝꽝 꽈앙~꽝”

그가 좋아했던 비가 와서 조금 그냥 궁금했던 것뿐이다. 왜 이 구질한 비가 좋은 건지?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나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심리가 이해가 됐었다

담배는 깊은 한숨 같다고 할까?

‘푸우’ 하고 내뱉는 담배 한 모금 속에 모든 스트레스를 담고 그 한숨에 고단하고 숨기고 싶은 피곤함을

버리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을까? (그렇다고 해서 담배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래서 소음 같다고 생각한 비가 한숨을 감춰주는 것 같아서 비를 좋아했던 것일까?

물론 그것도 맞을 수 있지만 차분하게 비를 바라보니 내리는 비는 느낌보다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늦은 밤 급하게 내리는 비는 울음 같았다. 서러운 눈물,

26살의 가장으로 살게 되었던 그에게 가장의 무게가 버거웠던 건지..

미친 감성으로 가을앓이를 했던 그의 깊은 내면의 병적 감성인건지,,

비를 맞이하고 보면 알게 되겠지.. 너의 빗소리는 어떤 소리였던 건지,, 어떤 시선이었는지

삶이라는 게 이런 것이었다면 다툼도 없었을 것 같았다. 다 이해해보려 하니까말이다

너의 매일매일의 잔소리와 투정이 어떤 의미의 빗소리였다고 생각하면 말이지.


비가 온다. 비가 오면 그가 생각난다.

그러고는 생각에서 머물지 않고 앓이를 하게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술 한잔하고는 그는 취중 밤길을 걷기를 좋아했다. 핑계는 오직 하나

“술 사러 가야 하는데,, 나 쓰러지면 어떻게 해, 같이 가자”

우산을 같이 쓰고는 밀착되어 내가 그의 팔에 손을 얹고 조잘거리는 것을 그는 좋아했다.

어쩌면 살갗이 않은 나란 여자가 비로 인해 10센티의 근거리에서 눈을 맞추고 웃고 있어서일까,

오롯이 그만을 바라보게 되는 공간이어서 일까. 신기루 같은 웃음을 던졌다. 비 오는 날에는~


비가 오면 그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었다.

이 삭막한 아파트에 토독 토도독 소리가 나는 양철 처마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베란다에 그 옛날 그 시절 처마처럼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받고 그대로 가감 없이 표현하는

하얀 소리의 전령사를 우리 집에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그런 생각이 드니 비는 요물 같다.


비가 온다

어제도 오늘도 비가 온다

비가 온다. 그가 온다,

아프다

어쩌면 한 번쯤은 내가 그를 잊지 않고 생각하며 추억에 아프기는 바랄 것만 같았다,

나 없이도 네가 행복하면 조금은 슬플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 오늘은 울어줄게’

'그러니 너를 그리는 나를 보러 와! 그곳에서 아파하지 말고 너가 좋아하는 비를 보며 소주한잔 하기를.. '

' 이 비처럼 나를 찾아 올 수만 있다면 이 꿉꿉한 날씨에도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볼 거야'

'그때 우리 서로를 알아 보면 좋겠다'


장마철의 비처럼 아프게 울리는 너란 슬픈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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