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소비 일기
일주일의 소비를 돌아보는 소비 일기를 한번 적어보려고 맘먹고 일주일 동안 기록을 해보았다.
12. 10. 첫째 날
- 화장품 립제품 구매.
화장대를 사서 화장을 하고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했기 때문에 요즘 화장을 하고 다닌다. 코로나 때부터 한 2년 이상은 특별한 일 아니면 화장을 안 하고 살았었는데, 이사하면서 나의 화장품을 정리해 보니 '이거 죽을 때까지 몸에 다 발라도 다 못쓰겠다.' 싶었다. 그래서 혼자서 요즘 열심히 화장을 하고 다니는데, 나름 재밌다. 내일은 무엇을 바를까 고민하는 것도 재밌고 아침에 조금 시간을 내어 나를 꾸민다는 것도 기분이 생각보다 좋다. 마스크를 핑계로 이 즐거움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서두가 길었지만. 오랜만에 화장을 시장해서 오래된 틴트들 밖에 없었다. 이 사용기한 지난 틴트들을 버려버렸더니 바를만한 게 딱히 없었다. 그리고 그동안 트렌드도 바뀌었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촉촉, 탱글' 립을 하나 구매했다. 다음에는 꼭 다 쓰고 립을 사기로 다짐하면서 하나 구매해 보았다.
- 르쿠르제 비어컵
신혼집 컵은 다 선물 받은 것으로만 사용하고 싶었다. T데이라고 적립금 만원을 준다는데 안 쓰기는 아쉬워서 쇼핑몰을 구경하다가 맘에 드는 컵을 발견했다! 꼭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비어컵은 없었기 때문에 사버렸다. 그래도 2개 사려다가 1개만 샀으니까 괜찮은 소비였어!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적립금 만원' 때문에 구매했다. 그래도 이건 잘 쓸 것 같다. 그리고 아주 맘에 든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골라본 나의 주방용품이라 기분도 좋다. 내가 처음으로 고른 컵이라니!
12. 11. 둘째 날
- 피자
지하철 역에서 우리 집으로 오는 길에는 두 개의 피자집이 있다. 피자 냄새가 얼마나 매혹적인지 냄새를 맡고 배를 붙잡고 집으로 왔다. 저번주 집들이 때 분명 피자를 먹었었는데 한 조각 먹어서 아쉬운 마음도 남아있었던 것 같다. 남편도 '콜'을 외쳐서 집 도착하자마자 피자를 배달시켰다. 오늘은 분리수거하는 날이어서 피자 상자를 일주일 동안 가지고 있지 않아도 돼서 결정한 것도 있다! 평소보다 많은 양인 피자 네 조각을 먹고는 배불러서 계속 집안을 돌아다녔다. 그래도 행복했다. 탄수화물 만세! (그리고 50% 쿠폰이 있는 것도 피자를 배달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만약 쿠폰이 없었으면 피자 주문 대신에 밥을 지었을 수도...?)
12.12. 셋째 날
- 수어교육원 등록
새해 첫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1월 수어 교육원에 등록했다. 과거부터 한편으로 배우고 싶었던 수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으면 언젠가 기회가 오는 것 같긴 하다. 이사 간 집에서 30분 거리에 수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바로 등록하기. 새로운 것을 배울 생각에 벌써 무척이나 신난다.
- 립밤
회사에서 연말을 기념해 선물교환을 한다고 한다. 5천 원 내외의 선물을 사야 하는데 적당한 걸 찾다가 무난한 립밤으로 골랐다. 이런 거 처음 해보는데 귀찮기도 하면서도 재밌을 것 같다.
- 입욕제
욕조가 생긴 것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중이다. 그냥 물 받아서 씻기에는 심심해서 입욕제를 사보았다. 15분의 행복이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크리스마스 모양으로 되어있는 입욕제가 있었다. '이걸 어떻게 안 사!'
- 약속(밥+술값)
이번주에 약속이 있었다. 가고 싶었던 식당에서 수육과 함께 술 한잔도 했다. 오랜만에 술을 먹어서 그런지 자다가 관절이 아파서 깼다. 그래도 내 부케를 받아준 친구와 함께 이야기도 많이 하고, 너무 재밌었다. 심지어 돈도 얼마 안 나왔음! 이 정도 소비야 뭐. 친구도 만나고 살아야지~
12. 13. 넷째 날
- 오설록 티 구매
요즘 집에서 티를 먹는 여유가 좋다. 커피는 사러 밖으로 나가야 하지만 티는 집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커피는 무슨 맛인지 다 알지만 티는 아직 잘 몰라서 새로운 맛을 매번 느낄 수 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나는 할인에 너무 약한 것 같다. 거의 절반가로 살 수 있어서 망설임 없이 '구매하기' 버튼을 눌렀다. 집에 와서 먹어봤더니 너무 만족스럽다. 그래서 아버님이랑 나눠먹으려고 아버님께도 가져다 드렸다. 하나의 천 원꼴이니까 커피 안 먹는다고 생각하면 적절 소비 인정?
-커피
오늘은 집들이가 있는 날. 어제 새벽에 깨서 잠을 잘 못 잤다. 즐겁게 놀기 위해서는 카페인이 필요해! 집에 가는 길에 커피 한 잔 사들고 가서 집정리를 시작했다. 그래도 텀블러는 사용했다..
- 집들이를 위한 배달음식
나는 아직 접대할 음식을 만들어낼 능력이 부족하다. 집들이는 다 배달음식으로 퉁치는 중. 족발 보쌈을 배달시켰다. 대접하고 싶었던 분들께 맛있는 음식을 내어드리고 싶지만 옮겨 담기가 최선이다. 다음에 더 업그레이드된 주부가 된다면 다시 초대해야지!
12. 14.
-소비 없음
12. 15.
- 불고기 와퍼 주니어
오늘의 저녁이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 가볍게 저녁으로 선택한 햄버거.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다! 2500원으로 저녁 때우기. 이거 완전 가성비 갑 아니여?
- 커피
영화관이 내가 좋아하는 커피가게가 있는 곳이라 참새 방앗간 들르듯이 가서 커피 샀다. 저녁 8시 영화였지만 커피와 함께라면 끄떡없을 거야!
- 팝콘
또 막상 영화관에 오니까 팝콘이 먹고 싶네... 혼자였지만 반반팝콘이 먹고 싶어서 라지사이즈로 주문했다. 하지만 주문실수로 반반팝콘이 아닌 달달팝콘 라지사이즈가... 너무 빨리 물려버렸고 팝콘이 너무 달아서 커피맛도 더 안 좋게 느껴졌다. 이건 적절하지 않은 소비였던 것 같다.
12. 16.
- 집들이를 위한 배달음식
이번주 두 번째 집들이이다. 역시 이번에도 배달로 해결..
기록하기로 다짐하면 돈을 덜 쓸 줄 알았는데 평소보다 돈을 더 썼던 일주일이었다.
할인쿠폰은 소비를 부르고, 꼭 필요하지 않았던 것도 많이 샀다.
이렇게 살다 간 진짜 남는 게 하나도 없겠다 싶었다.
다음 주에는 꼭 필요한 것만 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이번주에 샀던 물건 중 화장품과 컵 그리고 입욕제 모든 걸 다 유용하게 쓰고 있긴 한데,,,
어디까지가 나에게 필요한 소비이고, 낭비가 아닐까?
나를 살찌우는 피자, 팝콘 정도를 줄이면 현명한 소비라고 할 수 있을까?
세상엔 사고 싶은 것, 돈 쓰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