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리와샐리 Dec 18. 2023

나는 얼마나 소비하고 있나

일주일 소비 일기

일주일의 소비를 돌아보는 소비 일기를 한번 적어보려고 맘먹고 일주일 동안 기록을 해보았다.


12. 10. 첫째 날 

- 화장품 립제품 구매.

화장대를 사서 화장을 하고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했기 때문에 요즘 화장을 하고 다닌다. 코로나 때부터 한 2년 이상은 특별한 일 아니면 화장을 안 하고 살았었는데, 이사하면서 나의 화장품을 정리해 보니 '이거 죽을 때까지 몸에 다 발라도 다 못쓰겠다.' 싶었다. 그래서 혼자서 요즘 열심히 화장을 하고 다니는데, 나름 재밌다. 내일은 무엇을 바를까 고민하는 것도 재밌고 아침에 조금 시간을 내어 나를 꾸민다는 것도 기분이 생각보다 좋다. 마스크를 핑계로 이 즐거움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서두가 길었지만. 오랜만에 화장을 시장해서 오래된 틴트들 밖에 없었다. 이 사용기한 지난 틴트들을 버려버렸더니 바를만한 게 딱히 없었다. 그리고 그동안 트렌드도 바뀌었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촉촉, 탱글' 립을 하나 구매했다. 다음에는 꼭 다 쓰고 립을 사기로 다짐하면서 하나 구매해 보았다.

- 르쿠르제 비어컵

신혼집 컵은 다 선물 받은 것으로만 사용하고 싶었다. T데이라고 적립금 만원을 준다는데 안 쓰기는 아쉬워서 쇼핑몰을 구경하다가 맘에 드는 컵을 발견했다! 꼭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비어컵은 없었기 때문에 사버렸다. 그래도 2개 사려다가 1개만 샀으니까 괜찮은 소비였어!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적립금 만원' 때문에 구매했다. 그래도 이건 잘 쓸 것 같다. 그리고 아주 맘에 든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골라본 나의 주방용품이라 기분도 좋다. 내가 처음으로 고른 컵이라니!


12. 11. 둘째 날

- 피자

지하철 역에서 우리 집으로 오는 길에는 두 개의 피자집이 있다. 피자 냄새가 얼마나 매혹적인지 냄새를 맡고 배를 붙잡고 집으로 왔다. 저번주 집들이 때 분명 피자를 먹었었는데 한 조각 먹어서 아쉬운 마음도 남아있었던 것 같다. 남편도 '콜'을 외쳐서 집 도착하자마자 피자를 배달시켰다. 오늘은 분리수거하는 날이어서 피자 상자를 일주일 동안 가지고 있지 않아도 돼서 결정한 것도 있다! 평소보다 많은 양인 피자 네 조각을 먹고는 배불러서 계속 집안을 돌아다녔다. 그래도 행복했다. 탄수화물 만세! (그리고 50% 쿠폰이 있는 것도 피자를 배달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만약 쿠폰이 없었으면 피자 주문 대신에 밥을 지었을 수도...?)


12.12. 셋째 날

- 수어교육원 등록

새해 첫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1월 수어 교육원에 등록했다. 과거부터 한편으로 배우고 싶었던 수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으면 언젠가 기회가 오는 것 같긴 하다. 이사 간 집에서 30분 거리에 수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바로 등록하기. 새로운 것을 배울 생각에 벌써 무척이나 신난다.

- 립밤

회사에서 연말을 기념해 선물교환을 한다고 한다. 5천 원 내외의 선물을 사야 하는데 적당한 걸 찾다가 무난한 립밤으로 골랐다. 이런 거 처음 해보는데 귀찮기도 하면서도 재밌을 것 같다. 

- 입욕제

욕조가 생긴 것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중이다. 그냥 물 받아서 씻기에는 심심해서 입욕제를 사보았다. 15분의 행복이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크리스마스 모양으로 되어있는 입욕제가 있었다. '이걸 어떻게 안 사!'

- 약속(밥+술값)

이번주에 약속이 있었다. 가고 싶었던 식당에서 수육과 함께 술 한잔도 했다. 오랜만에 술을 먹어서 그런지 자다가 관절이 아파서 깼다. 그래도 내 부케를 받아준 친구와 함께 이야기도 많이 하고, 너무 재밌었다. 심지어 돈도 얼마 안 나왔음! 이 정도 소비야 뭐. 친구도 만나고 살아야지~


12. 13. 넷째 날

- 오설록 티 구매

요즘 집에서 티를 먹는 여유가 좋다. 커피는 사러 밖으로 나가야 하지만 티는 집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커피는 무슨 맛인지 다 알지만 티는 아직 잘 몰라서 새로운 맛을 매번 느낄 수 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나는 할인에 너무 약한 것 같다. 거의 절반가로 살 수 있어서 망설임 없이 '구매하기' 버튼을 눌렀다. 집에 와서 먹어봤더니 너무 만족스럽다. 그래서 아버님이랑 나눠먹으려고 아버님께도 가져다 드렸다. 하나의 천 원꼴이니까 커피 안 먹는다고 생각하면 적절 소비 인정?

-커피

오늘은 집들이가 있는 날. 어제 새벽에 깨서 잠을 잘 못 잤다. 즐겁게 놀기 위해서는 카페인이 필요해! 집에 가는 길에 커피 한 잔 사들고 가서 집정리를 시작했다. 그래도 텀블러는 사용했다..

- 집들이를 위한 배달음식

나는 아직 접대할 음식을 만들어낼 능력이 부족하다. 집들이는 다 배달음식으로 퉁치는 중. 족발 보쌈을 배달시켰다. 대접하고 싶었던 분들께 맛있는 음식을 내어드리고 싶지만 옮겨 담기가 최선이다. 다음에 더 업그레이드된 주부가 된다면 다시 초대해야지! 


12. 14.

-소비 없음


12. 15. 

- 불고기 와퍼 주니어

오늘의 저녁이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 가볍게 저녁으로 선택한 햄버거.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다! 2500원으로 저녁 때우기. 이거 완전 가성비 갑 아니여?

- 커피

영화관이 내가 좋아하는 커피가게가 있는 곳이라 참새 방앗간 들르듯이 가서 커피 샀다. 저녁 8시 영화였지만 커피와 함께라면 끄떡없을 거야! 

- 팝콘

또 막상 영화관에 오니까 팝콘이 먹고 싶네... 혼자였지만 반반팝콘이 먹고 싶어서 라지사이즈로 주문했다. 하지만 주문실수로 반반팝콘이 아닌 달달팝콘 라지사이즈가... 너무 빨리 물려버렸고 팝콘이 너무 달아서 커피맛도 더 안 좋게 느껴졌다. 이건 적절하지 않은 소비였던 것 같다.


12. 16.

- 집들이를 위한 배달음식

이번주 두 번째 집들이이다. 역시 이번에도 배달로 해결.. 


기록하기로 다짐하면 돈을 덜 쓸 줄 알았는데 평소보다 돈을 더 썼던 일주일이었다.

할인쿠폰은 소비를 부르고, 꼭 필요하지 않았던 것도 많이 샀다.

이렇게 살다 간 진짜 남는 게 하나도 없겠다 싶었다.

다음 주에는 꼭 필요한 것만 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이번주에 샀던 물건 중 화장품과 컵 그리고 입욕제 모든 걸 다 유용하게 쓰고 있긴 한데,,,

어디까지가 나에게 필요한 소비이고, 낭비가 아닐까?

나를 살찌우는 피자, 팝콘 정도를 줄이면 현명한 소비라고 할 수 있을까?


세상엔 사고 싶은 것, 돈 쓰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 정말!

작가의 이전글 엄마가 더 가고 싶어 했던 더현대서울 방문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