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리고 있을 때 감사함을 느낀다. 감사하며 뛴다.
몇 년 전에 스트레스를 받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무작정 나가서 근처 공원에서 달리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게 내 취미가 되고, 매년 세우고 있는 목표들 중에 하나가 되었다.
달리기를 하면서 내가 느낀 좋았던 점을 적어보면
우선, 각종 자기소개에서 취미란을 작성할 때, 더 이상 고민이 없다.
학교, 군대, 직장을 비롯해서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면
취미란을 작성하거나, 취미가 뭐냐는 질문을 듣곤 한다.
몇 년 전에는 그게 고민이 많았다.
나... 뭐 좋아하지?
군대 전역하고는 게임도 안 하고, 다룰 줄 아는 악기도 없고
음악감상이나 영화감상이라고 하기엔 그냥 남들 하는 만큼이고
독서 안 하기를 취미로 해도 될 만큼 독서는 안 하고
운동도 그냥저냥...
그렇다고 친구와 놀기를 취미로 적기도 애매하다.
그러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에는 이제 자신 있게 얘기한다.
저 달리기 하는 거 좋아해요, 시간 나면 달리기 하러 가요.
이제 더 이상 취미 찾기 강박은 없다!
다음으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달리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힘들어서 안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달리기가 힘들어서 좋다.
심장이 뛰는 게 느껴지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싶어지고,
뛰고 나면 여름이고 겨울이고 땀을 한 바가지 흘린다.
달리기 전에 있었던 하루종일 했던 고민이나 스트레스들은
잠시동안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뛰어서 힘들다는 생각만 난다.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터득한 느낌이다.
그밖에 달리기가 건강에 좋고, 이런 것들은 모두가 알고 있으니 생략한다.
물론 달리기 하는 게 또 다른 강박을 낳고 가끔은 체력이 오버되어서 아팠던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달리기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강해졌다고 느낀다!
내가 참 복 받은 것은 와이프가 달리기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잘 뛰고 좋아하는 편에 속한다. 이런 행운이!
부부가 같은 취미 하나 즘은 있어야 한다고들 말하는데
우리는 벌써 하나는 확보한 것 같다.
혼자 달릴 땐 내 페이스만 보고 달리기에만 집중하는데,
와이프랑 같이 뛰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다.
그러다 보면 안 보이던 풍경들도 보이고 새로운 코스들도 가보게 되면서
어찌 보면 종종 생기는 달리기 강박을 풀어주는 느낌이라
나도 매우 만족스럽다!
마지막으로 와이프가 물을 맛있게 먹는다!
물 예찬론자인 나로서는 아주 흐뭇한 상황이다.
러닝메이트와 올해도 잘 뛰어보겠다!
셀리야 뛰러 가자~
ps) 올해 달리기 목표
1. 최장거리 또는 최단속도(3km) 갱신하기 / 기존 10,067m, 3km 12분 33초
2. 샐리의 나이키런 레벨
<아내가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