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떠나고...

by 서서희

새들은 떠나고...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오늘은 많은 새를 보리라

부푼 꿈을 안고 집을 나선 날

올림픽공원에 가서 쇠흰턱딱새를 보고

마포대교 북단에 가서 적갈색흰죽지를 보고

시흥 포동에 가서 쇠부엉이를 보기로...

일찍 가야 새를 볼 것 같아

출근시간을 무릅쓰고

일찍 올림픽공원으로...

벌써 많은 분들이 모여있었다

쇠흰턱딱새를 보려고...


지방에서 새벽에 올라온 분

제주도에서 만났던 분

사진 찍는 동기들끼리

동창회 하는 날인가 보다


두 시간이 흘러도

새가 나타나지 않아

떠난 건지

고양이에게 해를 당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어제 필드를 못 나가

남편만 찍고 온

적갈색흰죽지가 궁금해

쇠흰턱딱새를 뒤로 하고

마포로 향했다


우리가 떠날 때 이십 명쯤

떠난 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고...

하지만 쇠흰턱딱새는

보이지 않았다고...


마포대교도 상황도 마찬가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찬바람 맞으며

세 시간을 기다렸지만

적갈색흰죽지는 나타나지 않아


할 수 없이 시흥 포동으로

쇠부엉이를 보러...

오전에 많이 나타났다는

쇠부엉이는

오후에는 겨우 얼굴만...


가좌교에 있는 아메리카쇠오리도

많은 분들이 보러 갔지만

찾지 못했다고

오전 오후 두 번이나 간 분도...


올해는 귀한 새들 많이 나타나

이쪽저쪽 다니느라

사진사들 운동시켜

설레서 잠 못 자게

못 만나던 분들 동창회도...


그런데 오늘은

그 귀한 새들 모두 떠난 듯

아쉬운 마음 크지만

미조가 많은 게

귀한 새가 많은 게

좋은 일만은 아니기에


귀한 새가 많이 오기보다는

새들의 개체수가 많아지기를

생태계가 안정되기를

희망해 본다


마포대교 북단에서 만난 적갈색흰죽지
날개까지 편 이런 모습은 찍기 힘든 사진이라고...
덩치가 큰 흰죽지를 향해 덩치 작은 적갈색흰죽지가 뭐라 뭐라...
물 위에 떠 있는 적갈색흰죽지
많은 사람들 가슴을 설레게 한 쇠흰턱딱새
오전 오후 두 번이나 찾아가게 만든 아메리카쇠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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