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이 피엄수다

- 인사 아트프라자 4.3과 여순

by 서서희

동백이 피엄수다

- 인사 아트프라자 4.3과 여순


글, 사진 서서희


4월 3일에 인사 아트프라자에서 전시하는 <동백이 피엄수다>에 다녀왔다. 제주 4.3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서 빨리 정리해서 올린다고 올렸는데 마지막 저장 시점에 본문 내용이 통째로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올리고 나서 제목은 보였기에 사고가 난 줄 모르다가 올드 플로거 님의 댓글로 상황을 알게 되었다. 작가의 서랍에 내용이 저장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두 날아가 버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전시회를 다녀온 날은 너무 감정에 치우쳐서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차분한 마음으로 글을 다시 시작했지만 4.3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쓸 수 없는 글이라는 것을 느끼며 쓰고 있다.

내가 4.3을 접한 것은 2018년 4.3 70주년 행사의 하나인 제주 방문 행사 때이다. 그전까지는 나도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만 4.3을 알고 있었고, 현기영 님의 <순이 삼촌>이나 신문에 난 기사로 교과서와는 다른 일이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했을 뿐이다.

제주 방문 행사 때 보고 들은 것으로 알게 된 제주 4.3은 광주 사태에 버금가는 끔찍한 사건이었다. 서로 아는 사람끼리 좌우로 나뉘어 총부리를 겨누었고 그 과정에서 공식적으로는 제주도민 희생자가 14,533명. 비공식적으로는 희생자를 3만 명 정도(제주도민의 10%?)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 4.3의 원인은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이라고 하겠지만 사건의 실체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한 마을에서 한쪽은 무장대요, 한쪽은 토벌대로 나뉘어 무장대에 의해서도 희생자가 생겼고, 토벌대에 의해서도 희생자가 생겼기에 그 후손들은 같이 살아가려면 서로가 서로를 원망하며 살 수는 없어서 그냥 묻었다고 한다.

그래서 제주어로 <속솜하라(아무 말도 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4.3에 연루되어 죽은 이나 살아남은 이, 모두에게 빨갱이 낙인이 찍혔고 붉은 딱지는 연좌제 족쇄로 이어졌다. 4.3은 결코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 되는 절대 금기어가 됐다.> 제주는 화산석이라 '제주의 강은 땅 속으로 흐른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강만 땅 속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4.3의 아픔도 속으로 속으로만 감추고 견디어 온 것이리라 짐작할 뿐이다.

<4.3 항쟁은 미군정 시기인 1947년 3.1절 기념행사에서 발생한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경찰과 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제주도민의 저항과 한반도 38도선 남쪽만의 단독 선거와 단독정부의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인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통행금지가 전면 해제될 때까지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고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일부 군인들이 '제주 4.3'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일으킨 여수 순천 10.19 사건으로 이어졌으며, 6.25 발발 이후 북으로부터 밀려내려 오면서 이승만 정권은 부산이나 제주도로 내려올 생각으로 제주도민에 대해 사상성을 조사하는 예비검속을 했다. 그 과정에서 또 수많은 제주도민이 사상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학살당했으며, 여러 오름에 그 유해가 묻혀 있고, '백조일손지지'에는 학살당한 132명의 뼈가 뒤엉켜 함께 묻혀 있다.

제주 4.3에 대해서는 마음이 아파도 기록으로 남겨 알려야 하기에 계속적으로 이런 전시나 뮤지컬 등 행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글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제주 4.3에 대해 관심을 갖길, 그리고 제주 4.3 평화재단 등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https://brunch.co.kr/@5ff7b1980256407/111


인사동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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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설명 자료집
<동백이 피엄수다>를 전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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