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제비갈매기의 밀당

by 서서희

쇠제비갈매기의 밀당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왕숙천 쇠제비갈매기 유명해

올해는 공사로 환경이 변했다고

지나는 길에 혹시나...


어, 다르네. 바위가 없나?

아니, 있네. 그런데 좀 다르다

작년과는 달라진 바위

낮은 바위라 찍기 좋았는데

이제는 높아서

뒤에 앉으면 보이지 않아

그래도 그게 어디냐고

쇠제비갈매기

다시 오니 고맙구나


암컷이 바위에 내려앉으면

수컷은 신나서 물 위를 탐색

잽싸게 뛰어들어 고기 낚으면

입에 물고 암컷에게

암컷은 냠냠냠

두 번째도 냠냠냠


세 번째 물고 온 수컷

고기를 건네는데 갑자기 돌아앉네

외면하더니 날아가버리네

보던 우리도 왜지? 왜 외면?

수컷은 황당한 듯

고기 물고 쫓아가는데

암컷은 멀리 바위 위에 앉아

본체만체 딴청만

수컷은 암컷 주변을 맴돌고

또 다른 데로 옮겨 앉은 암컷

수컷은 여전히 고기 물고 맴돌고...


수컷의 지극정성

암컷이 화를 풀고 돌아와 앉는다

왜 화가 난 건지

왜 화가 풀린 건지

보고도 몰라

미스터리 수수께끼


수컷은 또다시 물고기 잡아

암컷에게 건네니 흔쾌히...

맛나게 먹은 암컷

수컷과 함께 하늘로

사랑의 세리머니

사랑의 왈츠

춤추듯 즐겁게 날다가

바위로 돌아와 숨을 고른다

다시 또 한 번

기쁜 마음을 날갯짓으로

마치 춤을 추듯

즐겁게 마음껏 하늘을 난다


어느덧 바위 위엔

평화가...

얌전히 앉아 쉬는

쇠제비갈매기 두 마리


바람 부는 봄날

왕숙천에는

밀당을 끝낸

쇠제비갈매기

두 마리가 바위에서

졸고 있다


2021년 왕숙천 쇠제비갈매기
2022년 왕숙천(바위가 달라졌다)
수컷이 고기를 물어오면 암컷은 맛나게...
수컷은 열심히 고기를 찾아...
이번에도 역시 맛나게...
어, 웬일? 암컷이 외면하네!
왜 화가 난 건지 날아가버리네(수컷은 고기 물고 황당하다는 듯...)
멀리 있는 바위 위에 앉아 본체만체(우리 눈에도 인상 쓴 모습이 보인다)
물살이 센 이곳에도 앉고...
간신히 달랬는지 다시 돌아와...
이번엔 흔쾌히 고기를 받는다
사랑의 세리머니를 하고는 돌아와 앉는 쇠제비갈매기
평화를 되찾은 왕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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