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홍가슴을 잠깐...
아침에 섬을 도는데
휑한 느낌
새들이 없다...
집 뒤 텃밭에도
촉새만 몇 마리
운동장도 돌고
더덕 밭도 돌고
신흥 상회 옆 텃밭도 보았지만
새들이 없다...
신흥 상회 옆 등산 계단
그 옛날 조릿대 많은 곳
물 흐르는 곳
새들이 물 먹으러 오던 곳
거기도 새 움직임이 없고
큰유리새만 보았다
하늘을 날아가는 뻐꾸기 두 마리
찍지는 못하고 눈으로만...
교회 옆 텃밭에
새들이 있다 해서
가보니 흰배지빠귀
흰눈썹황금새
큰유리새
수로에서 물 먹고
올라오는 곳
오늘은 큰유리새가
많이 보인다
지나가는 사진사들
한결같은 말
오늘은 새가 없네요...
어제 많던 새들이
섬을 다 빠져나간 건지
시간이 좀 늦어
테크 길을 가니
이미 돌고 나오시는 분
새들이 없네요...
그래도 가 보자고...
처음엔
새들의 움직임이 정말 없다
천천히 찾으며 가니
새들이 하나 둘 나타나는 듯...
저기 꼬까참새다
어, 암컷도 있네
수컷 한 마리
암컷 두세 마리
바다직박구리 좋아하던 바위에 앉아
숨을 고르는 듯
금방 들어와 힘이 드는지
한참을 앉아
포즈를 취해주네
조금 더 가니
흰꼬리딱새
주황색 부분이 엷어
새로 들어온 듯하다
흰눈썹황금새 있는 곳에서
잠깐 나타난 울새도 보고
언뜻 보인 진홍가슴도 보고
오늘은 먹이 사냥이 잦은
매도 여러 번...
우체국 공공 와이파이
이용을 허락받아
점심 먹고 갔다
하지만...
핸드폰은 되는데
노트북은 안 돼
할 수 없이 포기...
더덕 밭을 돌아 운동장으로
아직 할미새사촌은 네 마리...
남편이 하는 말
오늘은 할미새사촌 암컷도 보인다고
다시 테크 길로
만나는 사진사들에게
진홍가슴 봤다고 전했지만
돌고 돌아도
진홍가슴은 안 보인다고...
우리도 다시 눈 밝히고 찾았지만
진홍가슴은 보이지 않네
대신...
흰꼬리딱새 여러 마리
새로 들어온 쇠솔딱새
붉은가슴흰꼬리딱새
신이 나서 찍었지만
주황색 무늬가 예쁘지 않아
흰꼬리딱새가 더 예쁜 듯...
무슨 새인지 모르고 찍은 건
개개비(?)인 듯
모두
금방 들어온 새들...
내일 어린이날이라
섬에 들어오실 분이 많은데
수는 적어도
귀한 새들 보았으니
그래도 다행이라고...
날이 저물어 들어오니
마음은 놓이네
오늘 다시 깨달은 건
어청도는 새가 지나가는 곳...
바다를 건너다 잠시 내려앉아
물 먹고 먹이 먹고
쉬어가는 곳...
어제 본 새가
오늘은 없고
오전에 새가 없어도
오후에 들어온다고...
그래서 이때가
새들의 이동철
새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때
그래서
사람들이 어청도를 찾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