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들의 쉼터, 유부도

- 넓적부리도요, 세가락도요, 청다리도요사촌, 꼬까도요, 왕눈물떼새 등

by 서서희


도요들의 쉼터, 유부도

- 넓적부리도요, 세가락도요, 청다리도요사촌, 꼬까도요, 왕눈물떼새 등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드넓은 모래밭과 갯벌로 인해 세계 최고의 철새도래지가 형성되어 있는 유부도를 찾았다. 군산 작은 선착장에서 작은 배를 타고 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유부도가 있고 배에서 내려 경운기를 타고 다시 바닷가로 갔다. 아직 물이 들어오지 않은 시각이라 주변을 살피며 물때를 기다렸다.


유부도는 충남 서천에 속한 섬이지만 지리상으로는 전라북도 군산에 더 가깝다. 서천과 8km, 군산과는 1.5km 떨어져 있고 군산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있다. 행정구역이 잘못 그어진 섬이라고들 말한다. 유부도라는 지명은 임진왜란 때 부자가 난리를 피해 섬에 머물렀는데, 아버지가 머문 섬을 유부도라 하고 아들이 머문 섬을 유자도라 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멀리서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청다리도요사촌 세 마리였다. 사진을 찍는 분들이 유부도에 들어오는 이유는 넓적부리도요를 보기 위함이지만 이번에는 청다리도요사촌을 보기 위해 들어온 분도 많았다. 청다리도요사촌 세 마리를 먼저 발견했지만 너무 멀리 있어서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물이 들어올 때는 너무 급격히 밀려 들어와서 앉았던 자리를 피하다 보니 가까이 있는 청다리도요사촌은 찍지 못했다.

청다리도요사촌은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위기종(EN)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다. 해안 습지의 간척, 번식지에서의 순록 방목 등으로 인한 서식지 상실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최대 생존 개체수는 1,000 개체 미만으로 추정된다. 청다리도요는 청다리도요사촌에 비해 부리가 가늘다. 경부가 길다. 머리가 작고 눈이 크게 보인다.(야생조류필드가이드)


자리를 옮겨 도요들 속에서 넓적부리도요를 찾기 시작했다. 많은 수의 좀도요, 민물도요 속에 넓적부리도요 한 마리가 섞여 있었다. 이틀 전에는 세 마리였다고 하는데 오늘(13일)은 한 마리만 보였다. 물때는 좋았지만 이틀 전에 비해 도요 개체 수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넓적부리도요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위급(CR)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다. 번식지 상실, 중간 기착지 및 월동지역 상실, 월동지에서 식용을 위한 사냥 등으로 개체수가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다. 1970년대에 2,000~2,800쌍이었으며, 2000년에는 1,000쌍 이하, 2010년에는 360~600 개체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야생조류필드가이드)

사진을 찍는 분과 탐사를 하는 분들이 섞여 '넓적부리도요가 커다란 막대기 옆에 있다. 노란 거품 옆에 있다. 바다와 면한 곳에 있다. 소라 뒤에 있다' 등 넓적부리의 위치를 가리켰지만 나는 눈으로도 카메라로도 쌍안경으로도 찾을 수 없었다. 어제는 '1H'라고 밴딩한 개체였는데 오늘은 'OL'이라고 밴딩한 개체가 보인다고...

새에게 가락지를 끼우는 것을 밴딩이라고 합니다. 밴딩을 하는 이유는 조류의 이동 경로와 번식지, 월동지 등을 밝혀 효과적으로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KBS 뉴스) 하지만 밴딩이 새에게 상처를 입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물때가 되기를 기다리며 바닷가를 걷는데 도요들이 무리를 지어 먹이를 찾고 있었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무서워하지 않고 자리를 조금 이동할 뿐이었다. 세가락도요는 여러 마리가 무리를 이루어 바닷물과 만나는 갯벌, 모래밭 등지를 빠르게 거닐며 조개류, 갑각류를 잡는다.

가장 많은 도요 무리가 좀도요와 민물도요이고, 그 무리에 섞여 꼬까도요, 넓적부리도요, 세가락도요, 마도요, 왕눈물떼새 등이 있었다.


11일에 유부도에 들어갔던 남편이 하는 말 : 날씨도 좋았고, 도요들도 많았다고... 물때도 잘 맞아 그날 온 진사님들이 거의 50여 명에 가까웠다고... 넓적부리도요도 세 마리, 청다리도요사촌도 두 마리나 있었고 한 마리가 가까이서 놀아주어 잘 찍을 수 있었다고...


13일에도 물때가 좋아 11일과 같은 상황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비가 조금씩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전날에 비해 새들 개체수가 현격히 줄었고, 진사님들도 20여 분이었다. 도요들의 쉼터라고 하는 유부도,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을 보고자 했지만 그런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차라리 봄에 어청도에서 10일간 머무를 때 매일 새로운 새들이 들어오는 광경을 보았을 때가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래도 도요 도요 도요들을 원 없이 보았다. 아무리 설명해 줘도 구별되지 않는 도요들을 보면서(참, 그 와중에 어부지리가 연출되는 광경까지 보았다) 작기 때문에 이렇게 모여서 다녀야만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건가 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렇게 모여 있기 때문에 도요들이 아름답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DSC_0853.JPG 도요들이 군집해 있는 유부도 갯벌(멀리 군산이 보인다)
청다리도요사촌.jfif 청다리도요사촌
DSC_6729.jpg 먹이를 물고 날아가는 청다리도요사촌 세 마리
DSC_8617 (1).jpg 넓적부리도요(OL이라는 밴딩이 보인다)
DSC_8037.jpg 세가락도요
KakaoTalk_20220914_094518753.jpg 꼬까도요
KakaoTalk_20220914_094516616.jpg 왕눈물떼새
KakaoTalk_20220914_094515151.jpg 마도요
좀도요.jpg 좀도요
KakaoTalk_20220914_094518197.jpg 민물도요
송곳부리도요.jpg 송곳부리도요
도요 무리.jpg 도요 무리들
KakaoTalk_20220914_094517328.jpg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도요들
DSC_0898.JPG 유부도에 모인 진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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