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과 가을의 캐나다두루미
정상적인 캐나다두루미라면
벼를 다 베고 난 논에서
떼로 모여 먹이활동을 한다
서산 천수만에서는
매년 겨울 천수만을 찾는 두루미들을 위해
매일 일정 시간에 먹이 주는 행사를 열었다
그 시간에 모이는 두루미를 찍기 위해
전국에서 진사님들이 모이기도 했다
떼로 모인 두루미들과 카메라를 준비하고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 경쟁을 하는 진사님들까지
장관을 이루곤 했다
경남 창원에 낙오된 캐나다두루미가 있다는 소식에
찾아간 것이 7월 벼가 한창 자라던 때였다
낙오된 두루미는 세 마리였는데
두 마리는 떠나고 다친 한 마리만 홀로 남았다고...
마을 사람들은 다친 듯한 두루미를 위해
논에 미꾸라지도 잡아넣으며 신경을 썼다고 한다
7월에 갔을 때는 활발하게 돌아다니며
미꾸라지를 잡아먹는 캐나다두루미를 보고 왔다
벼가 누렇게 익은 황금 들판에 서 있는
캐나다두루미를 찍었다는 소식을 듣고
10월에 다시 찾으니 길 앞에 있는 논 중
서너 개의 논은 일찍 벼를 벤 상태였다
수확의 계절에는 논에 물을 빼기 때문에
미꾸라지를 넣을 수 없어
벼를 일찍 베고 나면
낟알이라도 떨어지니
먹고 기운차리라고
일찍 베자고
마을 사람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아직도 추워지려면 멀었는데
미꾸라지가 아닌 곡식 낟알로
동료 두루미들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서 만난 캐나다두루미는
아직은 건강한 모습이었다
사람이 다가가면
오지 말라고 소리를 내어
경고할 줄도 알고
아직은 씩씩하게 버티고 있는 것 같아
안심하고 돌아왔다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는
여름 파아란 벼가 자랐을 때 그 안을 돌아다니는
캐나다두루미의 빠알간 눈이 더 빛났는데
지금은 그만큼 선명한 사진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다쳐서 가족들과 떠나지 못한 두루미를
이렇게까지 돌봐주신
창녕 진해구 소사로 주민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