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꼬리딱새가 눈앞에서...

- 어청도 한 달 살이 21일 차

by 서서희


긴꼬리딱새가 눈앞에서...

- 어청도 한 달 살이 21일 차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어젯밤은 비가 많이 오다 그치다를 반복했다

바람도 세게 불다 약하게 불다를 반복했다

아침에 나가니 아직도 바람이 세차

새들이 숨어서 나오지 않았다


테크길을 돌았는데

솔딱새와 솔새류, 지빠귀류가

가끔 얼굴만 보이고 숨어 들어갔다


하루 무리했더니 다리가 시큰시큰

그 여파가 며칠째 낫지를 않아

테크길만 돌고 집에 들어와 쉬는데

긴꼬리딱새가 보인다는 소식 듣고

얼른 뛰어나갔다

모두들 긴꼬리딱새를 찍고 있었다

잠깐 아래로 내려가기에

다시 올라오겠거니 기다리는데

뭔가가 긴꼬리딱새와 함께 올라온다

긴꼬리딱새가 먹이 사냥을 한 줄...

그런데 그 귀한 긴꼬리딱새가 먹이가 되었다

때까치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다

얼른 쫓아가 때까치를 몰아내니

남은 건 긴꼬리딱새의 주검만...

다들 망연자실

긴꼬리딱새 주검 앞에 할 말을 잊었다


오후가 되니 비가 굵어져

쓰레기장에 검은가슴물떼새가 있다고 해서

가보니 검은가슴물떼새가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무리들 속에서 낙오되었는지

풀숲에 숨어서 움직이질 않는다

먹이 먹고 기운차리라고

찍다가 모두들 돌아 나왔다


계속 빗발이 거세질 듯해

더 이상 찍을 수 없을 것 같아

다시 내일을 기다리려고 돌아왔다


비정한 자연의 생태를 눈으로 확인한

오늘은 슬픈 날

긴꼬리딱새의 죽음을 애도한다


DSC_1630.JPG 물이 많이 빠진 날은 주민들이 여기저기서 조개를 캔다(바지락이 많이 나오나 보다)
YSK_6054-topaz-denoise.jpeg 쇠솔딱새
YSK_7557-topaz-denoise.jpeg 비에 흠뻑 적은 꼬까직박구리
YSK_5329-topaz-enhance.jpeg 울새
YSK_5596-topaz-denoise.jpeg 검은가슴물떼새
YSK_2185-topaz-denoise.jpeg 이랬던 긴꼬리딱새가...
YSK_2644-topaz-denoise.jpeg 순식간에 때까치에게...
3.jpg 눈앞에서 이런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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