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보았다, 물레새 엉덩이춤

- 어청도 한 달 살이 26일 차

by 서서희

드디어 보았다, 물레새 엉덩이춤

- 어청도 한 달 살이 26일 차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아침 준비를 하는데 전화가 왔다

신흥상회 옆 텃밭에 물레새가 있다고...

물레새는 작년에 어청도에서 나만 못 본 새

올해는 나가기 전에 보게 되어 다행이었다


맛집이라 소문났는지

텃밭에는 새들이 모여 있었다

노랑할미새, 큰밭종다리, 힝둥새, 쇠붉은뺨멧새, 물레새

숨어있던 물레새가 뒤뚱뒤뚱 걸어 나와

먹이를 하나 물고는 엉덩이를 씰룩씰룩

꼬리를 흔드는 게 아니라 엉덩이춤을 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위아래가 아니라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기분이 더 좋으면 세 번이나 흔들어준다


또 걷다가 먹이 먹고 흔들흔들

또 먹고 씰룩씰룩

보고 있는 나도 같이 흔들고 싶을 정도였다

남편이 물레새가 엉덩이를 흔든다고 말했을 때

믿기지 않았는데 사실이었다

보고 나서야 나도 물레새가

엉덩이를 흔든다는 걸 인정했다


아침을 먹고 나는 운동장으로 무당새 보러

남편은 나무밭종다리를 한번 더 찍고 싶어

정자 위 산으로 올라갔다가

하늘을 나는 매를 보았다고 한다

나무밭종다리를 찾지 못하고 내려오니

테크길에는 물레새가 보였는데

두 마리인지, 한 마리가 이동을 하는지

테크길 끝까지 물레새가 보였다고 한다


오후에는 한국동박새가 들어왔다고 하여

테크길과 수로 주변을 뒤졌지만

한국동박새는 보지 못했고...

또 오후 늦게 꼬까직박구리 십여 마리가 들어왔다고 하여

테크길부터 저수지 위까지 뒤졌지만

역시 보지 못했다고...


나도 운동장을 하루종일 지켰지만

무당새는 보지 못했다

무당새는 못 본 대신

재미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황로가 제비를 잡아 와

먹으려고 십여 분간 애를 쓰다가

결국 먹지 못하고 놓아두고 날아갔는데

두어 시간 후에 다른 황로가 버려진 사체를 발견해

역시 먹으려고 이십여 분간 애를 쓰다가

먹지는 못하고 물고 날아갔다

황로 두 마리가 그렇게 애를 썼는데

먹었을까?

글쎄, 너무 커서 먹지는 못했을 것 같은데...

황로가 새를 잡아먹는다는 사실

올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내일은 한국동박새도 찾아야 하고

꼬까직박구리도 찾아야 하고

아침부터 바쁜 하루가 될 것 같다


물레새 엉덩이 오른쪽 (같은 장면)
물레새 엉덩이 왼쪽(같은 장면)
조롱이
오늘 들어온 검은가슴물떼새
때까치
꾀꼬리
어제 황로는 탈진한 사체를 주웠는데...
오늘은 제비를 잡아왔다(10여분 간 씨름하다 못 먹고 놓고 감)
버려진 제비를 찾은 두 번째 황로(20여분 간 씨름하다 못 먹고 물고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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