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예술공간 아름'에서 07.01-07.14 동안 전시되는 <우주를 보리> 전에 다녀왔다. 보리아트 명인인 이수진 님은 제주 4.3 전시회인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에서 만나 친분을 갖게 되었다.
작품의 주 소재는 제주 '잃어버린 마을'의 집터에서 자란 보리줄기(보릿대 혹은 보리짚)이다. 일 년을 기다려 수확한 보리를 구해 말리고 찌고 천연염색하여 다양한 디자인, 다양한 모양으로 붙여 만든다고 한다. 보리의 특성상 모자이크 형태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 위에 유광을 입히면 자개 질감이 난다고 한다. 작가님은 1993년에 '맥간동호회'에 입문한 이후 30여 년간 다양한 유형의 작품을 만들어 오셨다. 2017년부터는 '맥간공예'로부터 독립해 '보리아트'라는 말로 부르게 되었고, 2020년 '한국문화예술명인'에 '보리아트' 명인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작가님은 그동안 제주에서 자란 보리줄기를 이용해 제주 4.3의 아픔을 많이 표현해 왔다. 그런 작품들을 모아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라는 책도 내셨다. 틀낭은 제주어로 산딸나무를 이른다. "작가는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시대를 꿰뚫어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제주 사람들의 아픔을 작품으로 대변하고 작품으로 위로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회는 '우주'를 표현한 작품이 많았다. <희망 - 해> <희망 - 달> <희망- 지구> 등이 있었는데, 작은 보리줄기를 이어 붙여, 100호의 작품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과정이 있어야 하는지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직접 작품을 눈으로 보아야만 느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분들이 이수진 명인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